야금야금 오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16개 은행중 14곳 3%대로 가산금리 올려… 추가 인상 예고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연 1.5%로 7개월간 동결됐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부분 3%를 넘어섰다. 은행들이 그동안 건드리지 않던 가산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급액 기준으로 16개 은행 중 14개 은행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가 3%대로 올랐다. 광주은행(2.92%)과 SH수협은행(2.99%)만 2%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3.78%로 가장 높고 우리(3.26%), KB국민·신한(3.24%), IBK기업(3.22%), KEB하나(3.20%) 등 순이었다. 외국계인 한국씨티와 SC는 각 3.15%였다. 지방은행 중에는 신한금융지주 계열인 제주은행 금리가 연 3.21%로 가장 높았고 전북(3.15%), 부산(3.13%), 대구(3.12%)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이 퍼지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모두 올라 평균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의 기준금리보다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덧붙이는 가산금리(위험가중금리)가 더 많이 올랐다. 산업은행의 경우 12월 가산금리가 1.52%로 전월대비 0.72%포인트나 오르며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을 기록했고 신한(0.17%포인트), KB국민·KEB하나(각 0.14%포인트), IBK기업(0.09%포인트) 등의 순이다.

일부 시중은행은 가산금리를 추가로 올릴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1월에 가산금리를 0.1%포인트 올린 데 이어 2월에도 0.1%포인트 더 올릴 것”이라며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내부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수미·김라윤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