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3 20:16:46
기사수정 2016-02-03 20:16:45
“1분기 성장률 0.2%P 상승 목표”
승용차 개소세 인하 효과 기대
“차 내수 판매 40% 회복 땐
경기침체 반전 계기될 것”
유일호 경제팀이 3일 출범 21일 만에 경기살리기를 위한 응급처방을 내놨다.
연초부터 심상찮은 소비절벽 현상을 막기 위해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또 빼들었다. 재정 조기집행 규모도 더 늘렸고 투자와 수출을 늘리기 위한 새 정책도 선보였다. 추가경정예산을 빼곤 가능한 수단이 총동원된 셈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내수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대내외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됐다”면서 “수출 부진이 심화하고 중국 경기불황, 저유가, 일본의 마이너스금리 도입 등이 연달아 등장하며 경기 하방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재정 조기집행을 통해 1분기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애초 정부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원 많은 138조원의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6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중앙재정(96조원)에 지방재정(42조원)과 지방교육재정(6조원)까지 합치면 모두 144조원이 1분기에 쓰인다. 1분기 조기집행률은 당초 29.2%에서 30.0%로 올라서며, 상반기에 올해 재정의 58%가 투입된다.
정부는 내심 다시 꺼낸 승용차 개소세 인하 카드가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말 개소세 인하 종료 첫달인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량은 작년 12월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정부나 업계가 예상한 수준보다 심각했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40%만 원상회복해도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밖에 한국 방문의 해와 연계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 행사를 2월 중 추진하고, 중국 설인 춘절연휴(7~13일)를 맞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집중 유치하는 데도 공을 들인다. 중국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발급이 3월까지 중국 전 지역 공관에서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중국·대만과의 항공기 신규·증편 노선에 대한 운항허가를 조기에 내주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조치에 화답할지도 관심사다. 한은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올 들어 대내외 경제여건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한은도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금리 결정은 통화 당국이 하는 것”이라면서도 “엄격히 분리돼야 하지만 거시환경에 대해서는 상황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