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3 20:41:59
기사수정 2016-02-03 20:41:59
기초수급·조손가정 권은별양… 군수사 직원들 3년여간 후원/ 졸업식서 대학 합격 기쁨 나눠 “복지사 돼 어려운 사람 돕고파”
생계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했던 한 소녀가 해군 군수사령부 ‘키다리 아저씨’들 도움으로 대학생 꿈을 이뤘다.
주인공은 경남 창원 세화여고 3학년 권은별(18)양. 권양은 지방자치단체 소개로 2012년 7월 불우이웃돕기에 나선 해군 군수사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권양은 칠순의 외할머니, 어린 동생 2명과 함께 살고 있었다. 일용직으로 생계를 꾸려온 외할머니가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지원금이 권양 가족의 유일한 소득원이었다. 권양의 어려운 처지를 알게 된 군수사는 하사 이상 간부와 군무원들이 매월 30만원을 모아 권양에게 보냈다.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에는 정기 후원금 외에 50만원을 따로 모아 직접 전달했다. 이렇게 군수사가 권양에게 보낸 후원금은 1900여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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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규 해군 군수사령부 주임원사(오른쪽)가 3일 경남 창원 세화여고 졸업식에 참석해 권은별양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
군수사 도움을 받아 학업에 전념한 권양은 지난달 초 창원 문성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 합격 통보를 받은 권양은 군수사에 연락해 자신을 도와준 군인 아저씨들을 3일 열린 자신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초청했다. 졸업식에는 전영규 군수사 주임원사를 비롯한 장병들이 거동이 불편한 권양 할머니를 모시고 참석해 합격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권양은 “열심히 공부해 사회복지사가 돼 해군으로부터 받은 따뜻한 사랑을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