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J헬로비전 인수’ 전문가 찬반 난상토론

“경쟁사 견제로 독점은 불가능”
“시장 장악… 공정경쟁 해쳐”
“SKT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더라도 이동통신 시장에서 독점은 불가능하다.”(김성환 아주대 교수)

“유료방송과 이동전화, 초고속 인터넷 등에 걸쳐 SKT의 지배력 전이가 용이해질 수 있다.”(이호영 한양대 교수)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주최의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격돌했다. SK텔레콤과 경쟁사들의 추천(각각 4명씩)으로 참석한 교수들은 오전 9시30분부터 발제도 없이 토론에 돌입, 오후 5시30분까지 독점 논란과 상품 요금 등 여러 분야에서 날선 대치를 이어갔다.

반(反)SK텔레콤 진영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합병하면 방송·통신 시장의 독과점이 심해져 공정 경쟁이 저해될 것으로 지적했다.

김종민 국민대 교수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 1위 사업자가 손을 잡으면 시장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며 “정부의 시장 정책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텔레콤 진영은 우려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초고속 인터넷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은 KT가 압도적인 1위”라며 “결합상품을 통한 무선 지배력 전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요금이나 공익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도 팽팽히 맞섰다. SK텔레콤 측은 요금이 내리고 이용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합판매 도입에 따른 방통요금이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 진영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이호영 한양대 교수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가격을 올리면 법으로 규제할 수 있지만 실제 적용 사례가 거의 없다”며 사전 규제론으로 맞받았다.

M&A 이후 SK텔레콤의 투자 방향에 대해서도 엇갈렸다. 권 교수는 “투자 효율성이 높아져 아끼는 자원은 다른 곳에 투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고,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기술을 혁신할 이유도 없어 기술투자도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래부는 15일까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다. 김경만 미래부 통신정책과장은 “토론회 의견을 잘 반영해 정책과 M&A 판단의 좋은 근거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