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3 19:02:03
기사수정 2016-02-03 19:20:56
대구 총선 관전포인트… 유권자들이 선택할 진실한 사람은
대구 지역은 4·13 총선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곳 중 하나다. 대구는 본선보다 새누리당 내부 공천경쟁이 더 치열한 곳인데, 친박(친박근혜)계가 전폭 지원하는 ‘진박’(진실한 사람+친박) 후보가 비박 후보들에게 밀리는 곳이 적지 않다. 공천 및 선거 결과에 따라서 정국 지형도 흔들 수 있는 파괴력이 잠재돼 있다.
우선 진박 후보들의 생환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대구 지역 친박계에는 ‘진박 감별사’로 알려진 조원진 의원 등 현역들도 있지만, 청와대 참모진이나 국무위원 출신 인사들이 이번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졌다.
청와대 출신의 곽상도 전 민정수석(중·남), 윤두현 전 홍보수석(서)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갑),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북갑),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동을) 등 진박 6인 중 몇명이 경선을 통과하느냐는 향후 여권 내 권력 향배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장에서는 임기 말 불가피한 레임덕을 지연시키고 남은 임기 동안 정책을 뒷받침해줄 강력한 친위부대가 절실하다.
|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경기 안산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를 찾아 단지 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안산=청와대사진기자단 |
신율 명지대 교수는 3일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볼 때 지금 비박(비박근혜) 중심의 정당으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제한돼 있어 총선을 통해 자기사람을 세우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진박 후보들이 대거 공천 경쟁에서 탈락할 경우 무리한 진박 마케팅에 대한 역풍이 초래한 것으로 향후 당내 권력의 균형추도 비박쪽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경고장을 받았던 유승민 의원의 당선 여부다.
친박계는 유승민 저격수로 이 전 구청장을 내세우며 일찌감치 화력을 지원해 왔다. 유 의원은 최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용 명함과 사무실 건물 외벽에 현수막을 내걸고 한 달 정도 남은 공천경선에 뛰어들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일단 유 의원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이 공천 티켓을 확보할 경우 당선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이 당선할 경우 당내 입지는 이전보다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청와대와 친박계의 찍어내기 시도를 극복하고 당선되면 대선후보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며 “하지만 대구지역을 벗어나 전국에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텃밭에서 세 번째 도전장을 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4선 도전 성공 여부는 지역정가뿐만 아니라 야권에서도 관심이 높다.
김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여당 후보의 추격과 막판 지역표심의 변화 가능성에 투표 당일까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지역에는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도전장을 냈다. 김 전 의원이 야당 후보로서 대구에서 첫 당선 기록을 세우면 대선후보군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교수는 “당연히 차기 대권주자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며 “하지만 친노가 주류인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경선을 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