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싹쓸이… 전북은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

K리그 최강·ACL 정상 탈환 겨냥 전력 강화 총력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을 2연패한 전북 현대가 또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기업구단인 수원 삼성과 FC서울 등 라이벌 구단들의 선수 영입이 주춤한 상황에서 전북은 공격적으로 이적시장에 뛰어들어 대어급 선수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다른 구단들로부터 시기의 대상이 될 정도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거의 ‘공공의 적’ 수준이다.

모기업 현대차의 후원을 받고 있는 전북이 3일까지 영입한 선수는 신인 7명을 포함해 총 16명이다. 영입이 목전에 도달한 선수를 포함하면 18명에 이른다. 예년에 비해 숫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어느 해보다 무게감 있는 대형 선수들을 영입했기에 전북의 행보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이런 전력 강화는 글로벌 기업 현대차의 해외 마케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북의 선수 영입은 2000년대 초반 유럽 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은하수) 정책’을 떠올리게 한다. 갈락티코는 말그 대로 최고의 스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전력 상승과 마케팅 효과를 꾀하는 정책이다.

전북은 지난해 말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리미어 리거 출신인 미드필더 김보경(27)을 영입한 데 이어 슈틸리케호에서 활약한 ‘광양 루니’ 이종호도 전남 드래곤즈에서 데려왔다. 또 지난 시즌 11골·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제주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이끈 브라질 출신 히라르도 로페즈(26)도 영입했다. 2013년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공격수 고무열을 포항 스틸러스로부터 영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북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득점왕(18골)인 장신(197cm) 스트라이커 김신욱(27·울산 현대·사진) 영입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김신욱은 현재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울산의 훈련캠프에서 제외된 상태다. 게다가 호주 국가대표 출신의 수비형 미드필더 에릭 파탈루(30)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K리그판 갈락티코’가 탄생한 셈이다.

전북이 이처럼 전력 강화에 총력을 쏟는 것은 올 시즌 K리그에서 ‘절대 1강’으로 입지를 굳히는 것은 물론 아시아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아시아 축구는 중국과 중동 리그 팀들이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해외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데려와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전북은 K리그가 ACL에서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에서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해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K리그의 명문팀으로 등극한 전북은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정상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전북을 이끌고 ACL에서 우승하는 게 숙명”이라고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K리그 팀들은 2012년 울산이 ACL 정상에 오른 이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특히 2013년 FC서울가 중국의 갑부구단 광저우 헝다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이후 최근 2년 동안 4강에도 들지 못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