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3 18:48:33
기사수정 2016-02-03 22:36:14
감사원 ‘누리과정 예산 감사’ 논란
“정치적 관심이 있는 사건은 어느 사건이든 정치감사라는 (비판이) 붙어왔는데, 실제 정치적으로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뜨거운 감자’를 건드려서일까. 황찬현(사진) 감사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누리과정 예산편성 감사착수 방침을 밝히면서도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렇지만 야당은 즉각 “이중삼중의 시도교육청 길들이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황 감사원장은 이번 감사 실시가 외부위원이 다수인 자문위의 “보육대란이 (반복) 되지 않도록 감사를 실시하는 것이 온당하다”는 의견을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지금의 보육대란이 바람직하지는 않지 않으냐”고 설명하기도 했다. 황 감사원장은 예비조사는 감사를 하기로 결정한 지난 2일부터 시작됐으며 현재는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감사착수 시기는 이달 중순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리과정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시절 공약인 만큼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야당은 이번 감사가 ‘재갈물리기성 표적 감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한마디로 왜 누리과정 예산을 짜지 않았느냐는 압박”이라며 “작년에도 감사원과 교육부는 교육청 재정운영에 대해 감사했는데 소소한 사항을 지적하는 수준이고 방만경영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황 감사원장은 감사원이 최경환 의원 등 일부 정치인이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취업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지만 눈감아줬다는 논란에 대해선 “강제조사권이 없어서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징계사유나 처벌을 할 수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재감사는 필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중점감사 대상으로 국민안전대응 점검과 경제활성화 정책 지원을 꼽은 황 감사원장은 최근 보안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인천공항에 대한 대규모 감사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인천공항뿐 아니라 항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본다”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규모 인력을 배치해 감사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활성화 대책과 관련해서는 “국가적으로 경제활성화가 최대 화두인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기업 공공기관 구매정책이나 수출지원금융 정책 등을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논란이 된 한국형전투기(KFX) 체계개발 사업에는 “지금 진행단계로 보면 아직 감사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