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하늘·바다·우주서… 북한 겹겹 감시

우리 군, 그린파인·피스아이 가동
미·일, 위성 감시·이지스함 발진
북한이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 계획을 통보하면서 한·미·일 3국이 감시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발사 사실을 숨겨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북한과 4차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것을 만회하려는 한·미·일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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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이다. 지난해 7∼8월 시작된 발사장 주변 시설 보강공사를 통해 이미 한·미 군당국의 눈을 피해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현재 발사장 형태로 볼 때) 한·미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을 정도다.

3일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한·미·일은 지상과 해상, 공중은 물론 우주까지 가용전력을 총동원해 북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우리 군은 지상 레이더인 ‘그린파인’(탐지거리 500㎞)과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가동 중이며, 서해와 제주도 남방 해상에는 이지스 구축함(탐지거리 1000㎞) 2척을 배치했다. 이지스 구축함을 서해와 남해에 한 척씩 배치한 것은 로켓 발사 때 낙하하는 1, 2단 추진체를 추적하기 위한 조치다.

3일 충청북도 청주시 29전술개발훈련전대 191대대 주기장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추가도발 억제 및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위한 'Soaring Eagle' 훈련을 실시하기에 앞서 공군장병들이 F-15K 전투기를 점검하고 있다.
청주=남정탁 기자
미·일도 우주와 해상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징후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조기경보위성(DSP)과 우주기반적외선탐지시스템 위성(SBIRS), KH-11, KH-12 첩보위성 등을 동원하고 있다. DSP는 우주 정지궤도에서 적외선 열감지센서를 이용해 지상에서 점화되는 로켓 엔진의 열을 감지해 발사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SBIRS는 고도 3만5700㎞ 우주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우리 군은 올해 한국 연동통제소와 미국 연동통제소가 ‘링크-16’ 시스템으로 연결되면 DSP와 SBIRS가 수집한 위성 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받게 된다.

고도 600~700㎞에서 한반도를 내려다보는 KH-11, KH-12 첩보위성은 15㎝의 지상 물체까지 식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미군이 운용 중인 신호정보항공기인 RC-135S(‘코브라 볼’)도 발사 징후를 포착하는 데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보유한 이지스함 4척 중 한 척인 ‘기리시마호’를 지난달 27일 동해로 출항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함정에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추진체가 일본에 낙하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SM-3 대공미사일이 실려 있다. 최대 속도 마하 7.88인 SM-3는 250∼500㎞ 고도로 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