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훈의 Coffee 맛보기]…<3> 입안을 들어오는 느낌은 촉각, 즉 바디감

 [박태훈의 Coffee 맛보기]…<3>

△ 입안에 들어오는 느낌도 맛을 좌우

커피에 있어 촉각은 손으로 만지는 느낌이 아니라 입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기분이다. '살살 녹는다'는 미각을 나타낸 말이기도 하지만 촉각 표현이기도 하다.

촉각은 흔히 '바디감'으로 이해된다. 포도주도 바디감이 중요하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커피를 입안으로 빨아들일 경우 커피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물처럼 느껴지는 커피도 있고 보다 묵직한 기분, 우유를 마셨을 때 기분을 느끼게 하는 커피도 있다. 
거품이 풍부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는 김연아.
이론적으로 바디감은 원두 세포벽이 깨어진 것들과 원두내 기름성분, 고형분 등이 녹아 있는 것들의 집합체이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입에 머물고 있을 때 조금 묵직하다면 바디감이 좋은 커피이다. 아메리카노는 느끼기가 힘들고 원산지별 드립커피를 통해 조금씩 이해해 나가면 된다.

아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도 우유거품의 두께에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입에 넣었을 때 느낌(부드러움 등)의 차이도 있다. 촉각으로 해석하면 된다.

△ 맛에선 후각이 절대적, 경험에서 쌓여진 맛의 메가 데이터

맛보기에는 후각, 즉 냄새가 가장 중요하다.

후각은 경험이다.

냄새는 어떤 과일, 고기굽는 무엇…, 너무 타는 것 등 등 냄새는 경험을 통해 뇌에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이해되고 해석된다.

처음 본 무엇의 냄새는 익숙한 냄새와 연관시켜 기억한다. 이후 다시 그 냄새를 맡을 때 '000'이라고 말하게 된다.

열대 과일의 여왕이라는 두리안을 듣도 보지도 못한 사람이 그 냄새를 맡았다면 예전 거름밭의 그 고약함을 연상할 뿐이다. 

그러나 '이 냄새가 두리안이다'고 알게된 뒤부터는 입에 침에 고이게 된다. 

남들보다 뛰어난 미각을 가지려면 냄새의 경험이 중요하다. 보다 많은 냄새를 경험한다면 다른 이들보다 맛을 분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짜다라는 단 한마디 말보다 "천일염처럼 짜면서도 약간의 단맛과 쓴맛이 있다"고 한다면 듣는 이로 하여금 더 맛있는 무엇으로 상상하게 만든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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