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7 13:02:25
기사수정 2016-02-07 13:17:58
"두 번이나 살려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 4일 광주 북부소방서 동림 119안전센터에 A(61)씨가 사과 한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A씨를 본 구급대원들은 화들짝 놀랐다.
구급대원들은 지난해 11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한 A씨가 죽은 줄만 알았다.
그런 A씨가 멀쩡한 모습으로 사과 상자를 들고 생명의 은인 앞에 다시 나타났다.
북부소방 구급대원들은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5시 18분께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사람이 심장을 움켜쥐고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5분 만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서는 A씨가 의식이 없는 채 쓰러져 있었다.
A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
북부소방 김용구 소방위는 도착 즉시 A씨가 호흡을 하지 않고, 맥박이 없는 상태임을 확인하고 동료에게 흉부압박을 지시함과 동시에 제세동 패치를 A씨 몸에 부착했다.
정상인의 맥박은 1분에 60~80 뛰지만, A씨는 10회 이하 '서맥' 상태였다.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을 반복하며 A씨와 함께 사투를 벌이던 구급대원은 9분여만에 A씨의 맥박을 다시 되살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가 구급대원의 도움으로 되살아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4년 5월 20일 오전 10시 38분께에도 운암동 자택에서 쓰러져 A씨의 딸이 119구급대에 울면서 신고했다.
당시에도 구급대원들은 흉부압박으로 부정맥 증상을 보이던 A씨의 심장에 전기충격까지 가한 끝에 정상 심장박동으로 되살렸다.
구급대원들의 도움으로 두 번이나 삶을 되찾은 A씨는 지난해 마지막 이송 후 3개월 만에 저체온 치료와 통원치료를 거쳐 건강을 되찾았다.
설 명절을 맞아 두 번이나 생명을 구해준 구급대원들에게 부족하지만 고마움을 전하고자 사과 한 상자를 들고 119안전센터를 찾았다.
구급대원들은 A씨를 두고 '두 번이나 되살아난 기적의 남자'라고 엄지를 들어 보였다.
A씨를 구한 김 소방위는 "매해 명절도 잊고 지내는 구급·소방대원들한테 A씨의 소생이 큰 힘이 됐다"며 "올해 명절도 긴급출동상황에 대비를 철저히 해 소중한 생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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