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09 09:45:18
기사수정 2016-02-09 12:30:18
기혼 여성 10명 중 9명은 산후우울증을 느낀 적 있지만 실제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1년에 300명 남짓으로 극히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나타나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9일 인구보건협회가 전국 20~40대 기혼여성 1천309명을 대상으로 작년 12월 실시한 '제4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분만 경험 여성의 90.5%는 산후우울감을 느껴본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꼴인 33.7%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있다고 답했으며 첫 아이의 임신 나이가 어릴수록 응답률은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인 50.3%는 산후우울증으로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산후 우울감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산후기의 정신 및 행동 장애) 진료인원은 작년 32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기준 신생아수가 43만5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출산 여성의 극히 일부만 산후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셈이다.
산후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의 80.2%(260명)는 30대 이상이며, 20대 혹은 그 이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산후우울증은 내버려둘 경우 산모 자신은 물론 유아의 발달과 가족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산후우울증을 앓던 여성이 아이에게까지 해를 입히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국가의학정보포털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은 산모의 10~20% 정도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후 4주 전후로 발병하지만 드물게는 출산 후 수일 이내 혹은 수개월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산후우울증의 증상으로는 ▲ 아기의 건강이나 사고 발생에 대한 과도하고 부적절한 걱정 ▲ 아기에 대한 관심 상실 ▲ 아기에 대한 적대적이고 폭력적인 행동 ▲ 자신이나 아기에게 산모 자신이 해를 끼칠 것 같은 두려움 등이 있다.
산후우울증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정신건강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이나 약물을 통한 치료나 남편이나 가족들이 참여하는 집단 정신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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