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때문에 차별받아" 인권위 차별 진정中 최다

"차별 진정, 장애·성희롱·신분·나이·성별 순으로 많아"
지난해 학교나 직장, 채용과정 등에서 장애 때문에 차별을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낸 진정이 전체 차별 관련 진정 사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인권위에 따르면 작년 접수된 차별 진정 사건은 모두 2천179건이다. 이 가운데 51.7%인 1천126건이 장애로 인해 차별을 당했다는 진정이었다.

이어 성적인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이나 요구 등을 당했다는 성희롱 진정이 203건(9.3%)으로 많았다.

이 밖의 차별 진정은 사회적 신분 114건(5.2%), 나이 97건(4.5%), 성별 65건(3.0%) 등이었다.

용모·신체조건, 출신 국가, 학벌·학력으로 차별을 받았다는 진정도 각각 23건(1.1%)씩 접수됐다.

인권위에 들어오는 차별 진정 사유의 절반이 장애라는 점에서, 최근의 인식 개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인권위는 같은 반 친구 부모들의 전학 요구로 인해 갓 입학한 고등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당한 지적 2급 장애인 A군의 진정을 조사해 학교 관계자에 대한 징계 등 시정 조치를 권고했다.

학교 측은 이따금 소란스러운 행동을 하며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 등으로 A군을 퇴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학교의 조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한 '장애인에 대한 전학 강요'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작년 7월에는 국가 공무원 시험과 관련해 장애인 단체의 긴급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뇌병변 1급 장애인 윤모(27)씨가 7급 세무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는데 회계학 시험 때 메모 대필 편의를 제공받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인사혁신처는 필기시험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은 대리 응시로 오인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인사혁신처가 시험감독관 중 메모 대필자를 직접 선정하고, 대필의 내용과 방법을 교육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관련 규정 개선을 권고했다.

차별 진정 사건 2천179건 중 인권위는 35건에 대해 제도 개선 등 권고 조처를 내렸다.

1천338건은 각하, 584건은 기각했다. 164건은 계속 조사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