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안보리 이번엔 '끝장 결의안' 돼야…北상상 넘어야"

유엔서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강력·실효적 北제재결의' 신속채택 요청 유엔본부를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결의에 대해 "이번에는 '끝장 결의안'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낮 미국 뉴욕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제재 수위에 대해서도 "북한 정권이 상상하고 예상하는 범위를 훨씬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북한이 지난 10년간 행한 4번의 핵실험과 6번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모두 안보리 결의에 금지된 것으로,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위반이자 안보리 권능과 권위에 대한 무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안보리가 취해야 할 강력하고 포괄적인 조치는 지난 1, 2, 3차 핵실험 대응 때와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며 "잘못된 행동이 반복되면 가중 처벌을 받듯, 안보리 제재 결의를 상습으로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아주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단순히 4차 핵실험에 대한 결의가 이뤄지고, 또 (미래에) 5차 결의안이 채택되는 상황이 와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안보리 결의 시점에 대해 윤 장관은 "신속한 채택이 필요하다. (지난 7일 발표된 북한 규탄 안보리 의장성명을 계기로) 좀 더 속도가 붙는 상황"이라고 전한 뒤 "이제 남은 것은 어떤 강도와 범위의 문안을 갖춘 결의안이 있겠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유엔 대사들을 개별 접촉한 윤 장관은 이들 대부분이 '안보리의 대북 결의가 가능한 이른 시일에 강력한 내용으로 채택돼야 한다'는데 동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안보리 결의와는 별개로 개별 국가의 대북 독자제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의 초강경 대북제재법안, 일본 정부가 내놓은 독자제재안,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등을 언급하면서 "이런 3∼4가지 차원의 노력이 상호 추동되면서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조치가 전개되리라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특히, 개성공단 중단에는 "국제 사회의 노력에 부응하는 엄중한 자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어떤 형태로든 전용되는 현금원을 차단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 아니냐는 생각을 많은 나라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앞으로 주요국 양자 차원의 독자 제재에는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차단하려는 각국의 자세가 반영될 것"이라며 "자금원, 돈줄을 차단하는 게 중요한 노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보리의 새 결의에 대해 그는 "북한이 아플 수밖에 없는 요소를 골고루 집어넣어야겠다는 차원서 노력 중"이라며 안보리가 다루는 분야에서 우리 정부의 기대치가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의회의 대북제재법안에 관해 이 당국자는 "북한만을 특정한 제재 법안으로서는 최초이기 때문에 더욱 역사적 의미가 있고 강도에 있어서도 어떤 법안보다도 강하다"고 평했다.

개성공단 중단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에 독자 제재를 요구하면서 우리가 상응하는 제재를 취하지 않으면 설득력이 없다"면서 한국이 솔선수범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경우, 국제사회의 연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안보리 결의 내용이 이란과 근본적 차이가 없음에도 이란의 경우에는 제재 효과가 컸고, 북한은 작았다"면서 이 때문에 개별국의 독자 제재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