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포기 못해”… 정성우·한희원 ‘양강’ 대결 후끈

팀 6강 PO 실패에도 긴장
정, 팀공헌도 신인 중 1위
한, 득점·리바운드서 우위
최근 2년간 프로농구에서는 대어급 신인의 활약으로 신인상 경쟁이 최우수선수상(MVP) 못지않게 치열했다. 2013∼14시즌에는 경희대 출신 3인방 김종규(창원 LG), 김민구(전주 KCC), 두경민(원주 동부)이 프로에서도 맹위를 떨치며 코트를 뒤흔들었다. 결국 정규리그에서 평균 10.7점을 넣고 5.9리바운드를 잡아낸 김종규가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에도 이승현(고양 오리온)과 김준일(서울 삼성)이라는 걸출한 두 신인이 마지막까지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열띤 경쟁을 벌였다. 대학 시절부터 고려대와 연세대를 대표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이들은 신인이었지만 프로에 오자마자 주전을 꿰찼다. 팀 성적에서 앞선 이승현이 평균 10.9점에 5.1리바운드의 성적으로 신인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2년과 달리 올 시즌 프로농구는 두드러진 신인이 보이지 않는다. 전체 1순위로 안양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문성곤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17경기에 나와 평균 4분56초 누비는데 그쳤다. 에이스급 선수도 부족했지만 여느 때보다 시즌 막바지까지 선두 경쟁이 불꽃 튀면서 상위권 팀에 들어간 신인들에게 주어지는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다.

팀 당 정규리그 4∼5경기 남은 11일 현재 신인상 구도는 정성우(LG)와 한희원(인천 전자랜드)의 대결로 압축된다. 이들은 비록 팀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신인상 수상의 영광을 위해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정성우는 올 시즌 33경기에 나와 평균 21분 21초를 뛰고 있다. 신인 중에서 유일하게 20분 이상 출전 중이다. 정성우는 팀 공헌도(출전시간, 득점 등에서 실책 등을 뺀 항목) 427.53점으로 신인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차츰 경기 출전 시간이 늘면서 시즌 중 기량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그는 김시래(상무)의 군입대로 빠진 LG 가드진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워드 한희원은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신인 중 가장 앞선다. 평균 4.8점과 1.8리바운드로 1위다. 팀이 바닥에 처졌지만 그만큼 기회를 많이 얻어 개인 성적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 이동엽(삼성)과 최창진(부산kt)도 신인상을 위해 끝까지 달린다는 각오다.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이 없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면 신인상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신인상은 오는 22일 2015∼16시즌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