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핵시설 부근에 서울 본뜬 군사훈련시설"

전투기·탱크 등 장비와 훈련용 장애물, 방송수신 안테나 관측
美전문가 "서울 특정 지역에 대한 군사행동 염두에 둔듯"
북한이 핵시설이 자리한 평안북도 영변 부근에 서울의 특정 지역을 본떠 만든 가상 훈련장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 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12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영변군 구산리에 대규모 군사훈련 시설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 북서쪽에 자리한 이 시설은 2014년 9월과 10월 사이, 불과 한 달 만에 지어진 것으로,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에서 만든 군사훈련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실제로 멜빈 연구원이 공개한 훈련시설 사진에서는 전투기와 탱크는 물론, 트럭, 각종 훈련을 위한 장애물, 방송수신 안테나 등이 관측된다.

이 시설은 소규모 군사작전을 훈련하는 곳, 포병대를 위한 길이 400m의 사격 훈련장, 특정 장소를 염두에 두고 만든 가상 훈련장 등 3개 훈련구역으로 구성됐다.

멜빈 연구원은 이들 3개 구역 중 여러 채의 건물이 위치한 가상 훈련장이 서울의 일부 지역을 본떠 만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정 지역에 대한 군사행동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 서울의 어떤 곳을 본떴는지는 분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 같은 대규모 군사훈련 시설 건설은 재래식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한 것이라고 RFA는 설명했다.

김정은 정권 이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은 물론, 공군 활주로 연장이나 해군 기지 확장 등 재래식 군사력 증강을 위해 꾸준히 시설을 확충해왔다는 것이다.

RFA는 앞서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 있는 갈마비행장의 확장 공사를 마쳤으며, 바다를 메워 해군 공기부양정 기지를 확장하는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멜빈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RFA는 "신속하고 크게, 정교하고 수준 높게 짓는 각종 훈련시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사 정책이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사례"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