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년치 비상식량 명령…영변 근처에는 서울 본딴 특수 훈련시설도" RFA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부터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비해 3년치 군량미 준비를 명령하고 수시로 점검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평안북도 영변군 구산리에 대규모 군사훈련시설을 세운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3개 훈련구역으로 구성된 이 시설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최대의 군사훈련시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지난 11일 설 명절을 앞두고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제1 국방위원장이 작년에 북한군부에 대해 향후 3년 치 군량미를 미리 준비해 놓을 것을 지시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점검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김정은의 의도를 알지 못하는 대다수 주민들은 이 같은 지시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간부들이나 눈치 빠른 사람들은 김정은이 큰 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면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번에 밝혀진 셈"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김정은이 군량미 확보를 강조한다고 해서 군량미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국 농민을 쥐어짜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게 우리의 현실"며 "김정은이 약속한 분조 관리제의 분배 원칙을 해마다 지키지 못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특별배급 대상인 수도 평양의 식량배급 사정이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면서 "이는 김정은의 3년치 군량미 확보 지시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도 " 단위 사업장의 부업 토지에서 생산된 농산물까지 대부분 군대에서 다 긁어가는 바람에 소속회사 성원들에겐 차례를 지낼게 별로 없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교양학습 시간 때마다 ‘미제’의 공화국 적대 책동과 제재 소동 때문에 국가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되풀이 강조한다"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력갱생을 내세우더니 최근에는 자강정신이라는 말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년에는 통일대전이 있을 것이라는 '교양'도 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그런지 올해 들어 신체검사를 받는 초모병을 통일 병사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국제 제재에 대비를 한다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원조를 기대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경제 제재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지난 10일 RFA에 출연해 북한 평안북도 영변군 구산리에 대규모 군사훈련시설이 들어선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3개 훈련구역으로 구성된 이곳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최대의 군사훈련시설이라는 것.그는 "북한에는 도시 여러 곳에 건축물과 훈련장소를 갖춘 군사훈련시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최근 구산리의 훈련시설은 가장 크고 중요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지어진 이 군사시설은 재래식 무기의 증강에 나선 김정은 정권의 특징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고 RFA는 지적했다.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5년 11월 9월에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이 시설은 북한 평안북도 영변군 구산리 영변 원자력연구소에서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넓은 면적 안에 다양한 군사훈련을 시행할 수 있도록 전투기와 탱크, 자동차와 각종 장애물은 물론 사격장과 방송수신 안테나까지 갖추고 있다.

멜빈 연구원은 이 훈련시설이 2014년 9월과 10월 사이에 불과 한 달 만에 지어진 것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만든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시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서울의 특정 장소를 염두에 두고 훈련을 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아직 정확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는 "언덕 부분에 마련된 이 훈련 공간(사격연습장)은 약 400m가 조금 넘는 길인데, 도로를 따라가면 여러 건물이 보이며, 아직 서울의 어떤 곳을 본떴는지는 분석하지 못했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군사행동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