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12 19:37:27
기사수정 2016-02-12 20:10:20
한은, 관광시장 현황 보고서
우리나라를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은 서울에서 쇼핑과 식도락을 즐기고 제주에서는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주마간산식 관광 패턴을 보여 제주도 체류기간이 짧고 재방문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국 신세대 소비층을 겨냥한 문화 콘텐츠와 휴양·체험 프로그램 등을 확충하지 않을 경우 일본과 태국 등에 비해 고부가가치 관광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이하 한은)가 내놓은 ‘중국인 아웃바운드 관광시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유커는 주로 21∼40세 여성이었다. 방문 주목적은 쇼핑과 자연경관 감상으로 조사됐다.
한국관광공사와 제주관광공사가 2014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유커들의 한국여행 선택 시 고려 요인(중복응답)이 쇼핑 78.4%, 자연경관 감상 60.5%, 식도락관광 34.4% 순이었다. 제주도는 자연경관 감상이 62.2%로 압도적이었고, 휴양·휴식은 12.6%, 쇼핑은 7.3%에 그쳤다. 한은은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유커 비중이 크게 늘고 있지만, 재방문율이 낮고 체류시간도 짧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4년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제주를 두 차례 이상 방문한 유커 비율은 9.6%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일본 관광객 재방문율 32.3%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같은 해 기준 제주를 찾은 유커의 평균 체류일수도 2.8일에 그쳐 한국 평균 체류일수인 5.7일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즈 관광객 역시 제주항 인근 관광지나 면세점, 쇼핑센터 정도만 둘러보는 정도여서 부가가치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61만4000만명으로 방한 크루즈 관광객의 58.7%를 차지했다.
하지만, 제주 체류시간은 4시간(26.4%)과 3시간(20.6%)이 많았다. 체류 시간이 짧다보니 주요 참여활동으로 34.9%가 쇼핑이라고 응답했다. 다시 찾고 싶은 방문지로는 용두암과 한라산에 이어 대기업면세점을 꼽았다.
한은은 일본인 관광객처럼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쇼핑 중심에서 체험·식도락 관광으로 트렌드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14년 방한 일본인 관광객 주요 참여활동(중복응답)으로는 식도락 관광 61.2%, 쇼핑 59.6%, 역사유적지 방문 24.8% 순이었다.
한은은 “유커가 제주를 다시 찾게 하려면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스토리텔링 형태의 관광 프로그램과 크루즈관광 프로그램 다양화 등 새로운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