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13 10:00:00
기사수정 2016-02-12 22:00:45
알고보면 재미있는 편의점의 '데이-요일' 경제학
올 '빼빼로데이'는 금요일로 매출 도움 '기대'
금융권에 종사하는 이지희씨(42·여)는 올해 '밸런타인데이'(2월 14일)가 반갑다. 이번 밸런타인데이가 일요일과 겹쳐 직장 동료들에게 초콜릿을 건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간 밸런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와 같은 'OO데이' 마다 이씨와 팀 여직원들은 직급에 따라 최소 5000원에서 1~2만원씩 돈을 모아 남자 직원들에게 초콜릿류 선물을 건넸다. 이씨는 각종 '데이' 이벤트가 유통업체의 상술이라며 못마땅해하던 터인데, 이번 밸런타인데이가 휴일이어서 선물 부담을 덜게 돼 홀가분하다.
이씨와 달리 편의점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연중 관련 품목 매출액이 가장 많은 '3대 기념일' 중 하나인 밸런타인데이가 직장인 수요가 가장 적은 일요일과 겹쳐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누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3월 14일), 빼빼로데이(11월 11일)는 편의점업계의 '3대 대목'으로 불린다. 이 기간엔 초콜릿, 사탕, 초코막대과자 등의 매출이 평소 대비 50%가량 늘어난다. 편의점 전체 매출액도 10~20% 가량 오른다. 각종 '데이' 때 발생하는 매출 대부분이 주로 직장 동료나 지인간 선물 수요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행사 3일전부터 관련 품목의 매출이 서서히 오르지만 관련 매출의 70% 가량이 행사 당일에 발생한다"며 "대부분은 직장 동료나 지인끼리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대 행사가 일요일과 겹치면 매출 증가폭은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렇더라도 편의점업계로선 올해 일정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3대 대목' 중에서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밸런타인데이 순으로 매출이 많은데, 가장 매출액이 높은 빼빼로데이가 올해엔 금요일이라서다. 실제 세븐일레븐의 경우 작년 빼빼로데이 전체 매출(행사 당일 포함 직전 3일)이 밸런타인데이보다 27.0%나 많았다.
또 다른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남녀 구분없이 선물을 주고 받는 빼빼로데이가 금요일인 경우, 직장인들이 대량으로 구매해 선물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 또한 많다"며 "금요일엔 지인간 회식 등의 수요도 있어 유흥가에 위치한 편의점의 관련 품목 매출도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띤다"고 덧붙였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