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로스터 여고의 유일한 남학생이 된 트랜스젠더 조단 모건..."바지도 입게 해줘요"


영국 글로스터 여고 최초의 남학생이 된 조단 모건.

영국의 한 여자 고등학교가 설립 100여년만에 트랜스젠더 학생을 받아들여 확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글로스터 여고는 최근 트랜스젠더인 조단 모건(13)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생리학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조단은 원래 엘리자베스로 불렸지만, 스스로 조단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결국 조단은 글로스터 여고의 550명 여학우 사이에서 유일한 남학생으로 남게 됐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조단은 이에 대해 “나는 트랜스젠더”라며 “그렇더라도 내가 최초의 트랜스젠더는 아닐뿐더러 학교에서 마지막 트랜스젠더로 남고 싶지도 않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친구들은 이미 내 성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친구들 중에 상당수는 성소수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단은 여고 최초의 남학생으로 남는 것에서 그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단의 부모는 지난해 10월에야 자식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국 글로스터 여고 최초의 남학생인 조단 모건과 그의 엄마 다이앤.
조단의 엄마 다이앤(45)은 “사실 조단이 처음 그 얘기를 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하지만 나보다 내 아이가 앞으로 겪을 미래가 더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다이앤은 특히 “내 자식이 어떤 성(性)으로 살든간에 여전히 조단은 재밌고, 친절하고, 사려깊고, 사랑스럽고 용감하며 창의적”이라고 강조했다.

조단은 최근 새로운 숙제를 시작했다.

550명의 여고생들에게 허용된 치마 대신 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학교 규칙을 바꾸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미 영국의 브라이튼 공립학교는 지난달부터 남학생들에게도 치마 교복을 허용하는 등 갈수록 성소수자를 배려하는 학교가 확산하고 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