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15 01:26:29
기사수정 2016-02-15 01:27:13
2016 수능 영어로 본 2017 만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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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은 올해 실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준비를 시작하기에 앞서 ‘미시적 독해력: 문장구조를 보는 눈’, ‘거시적 독해력: 지문의 논리를 보는 눈’ 등 수능 영어가 본질적으로 요구하는 두 가지 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2016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경기도 수원시 효원고 학생들이 복도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6 수능으로부터 2017 수능으로
2016학년도 수능 영어는 의외였다. 6월, 9월 모의평가에서 예고한 ‘1등급=만점’의 공식을 깨고, 예상외로 높은 난이도를 보여줬다. 다른 한편으로, EBS 체감연계율은 2015학년도 수능 대비 상당히 낮아졌다.
이는 누구보다 시험 현장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절실하게 체감했으리라 짐작된다. 2015학년도까지의 수능 영어는 누구나 열심히 하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영어교육을 통한 평등의 실현’이 아니라 누구나 EBS를 암기하면 1등급이 가능한 ‘비정상적이고 왜곡된 영어공부’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2016학년도 수능은 약간은 정상화된 것 같다. (표 참조)
2016학년도 수능 속에서 필자가 비정상적인 영어학습의 정상화를 보고 있는 근거는 단순하다. 이번 수능은, 수능의 원래 취지대로, 주어진 범위의 내용을 암기하고 주입하는 공부가 아니라 논리적 사고력을 집요하게 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EBS 지문의 피상적인 암기로는 절대로 고득점을 노릴 수 없을 듯하다. 연계 문항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연계 문항의 충실한 공부는 기본이다. 하지만 정작 변별력을 가지는 문항들을 보면 비연계 문항, 그중에서도 특히 전통적으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추론이나 간접쓰기 영역의 문항들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대의파악과 세부정보 유형에서도 EBS 동일 지문을 사용하는 직접연계방식이 배제되고, 반연계(EBS 소재만 활용) 및 비연계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더더욱 수능의 본질에 충실한, 실력을 쌓는 ‘영어 공부다운 영어 공부’를 하면서도 타과목과의 균형을 해치지 않을 효율적인 학습이 중요해졌다.
◆ 수능의 본질을 꿰뚫는 공부, M&M (구조×논리)
수능의 본질은 무엇인가.
수능 영어는 70분/45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듣기 영역이 17문항, 독해 영역이 28문항을 차지한다. 듣기는 물론 학생들마다 체감하는 난이도에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평이한 편이라 할 수 있고, 현 체제에서는 EBS 연계율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충실히 EBS 교재 위주로 대비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독해 영역이다. 읽고 푸는 독해 영역 28문항 중 어법 문항이 1문항 포함돼 있고 나머지는 모두 말 그대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 문제들로 구성된다. 비율로만 보더라도, <수능영어=독해>의 공식이 타당하다. 독해 영역의 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대의파악, 빈칸추론, 세부정보, 논리흐름(순서/삽입/흐름/연결사), 어휘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세부정보(내용일치, 도표 등)나 대의파악(주제, 제목, 요지 등) 유형은 상대적으로 쉬워서 중위권 이상은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주로 오답률이 높게 나타나는 고난도 문항 유형은 빈칸추론, 논리흐름, 어휘 등의 유형이다.
어휘 문항은 어려운 단어의 단편적인 뜻을 묻는 것이 아니고, 독해 문맥 속에서 쉬운 어휘의 적절한 사용을 묻는다. 따라서 논리적인 독해력과 고교 기본 어휘력이면 충분하다. 결국 수능 영어 1등급의 관문은 빈칸추론이나 논리흐름 및 어휘 유형에서의 고득점으로 귀결된다. 이 유형들은 물론이고, 가장 기본적인 독해력을 요하는 대의추론 유형에까지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수능 독해의 본질’은 무엇일까?
필자가 보는 수능 독해는 <문장 읽기(해석) + 글 읽기(논리)>, 즉 미시적 독해(micro-reading)와 거시적 독해(macro-reading)의 균형 잡힌 복합체이다. 길고 복잡한 구조의 문장도 정확하게 읽어내는 해석력, 지문을 구성하는 각 문장 간의 논리적 관계에 주목하면서 텍스트 전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면서 필자의 ‘생각’을 거시적으로 읽어내는 능력이 잘 조화를 이뤄서 ‘정확하고 빠른’ 독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자가 안 되면 아예 지문의 정확한 내용파악이 불가능할뿐더러 어법 문항도 접근이 힘들다. 그러나 문장의 개별적인 해석은 잘 되는데 막상 답은 틀리는 경우, 또는 대충 내용 파악은 되는데 두세 개의 매력적인 선택지 속에서 오답으로 빠지는 경우, 답을 찾더라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경우는 대체로 후자의 독해, 즉 지문의 논리를 빠르게 보는 거시적인 독해력이 부족함에서 기인한다.
절대적으로, 평가원의 논리 전개방식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 지문의 논리를 ‘평면’이 아니라 ‘입체’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생각이 담겨 있는 글을 읽고 그 한 가지 생각을 머릿속에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선택지를 보고 수동적으로 오답을 소거해내기 전에, 지문을 장악하고 주관식으로 정답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문장 구조와 동시에 지문의 논리 구조를 정확히 읽어내 빠르게 답을 예측하는 능력, 이 과정에서 오류 없는 논리적 사고 과정과 고교 수준의 기본적인 어휘력을 평가원은 요구하는 것이다.
올해 고3이 되는 학생들은 EBS 연계 교재를 포함한 본격적인 실전 수능 커리큘럼을 시작하기에 앞서, 위에서 말한 수능 영어가 본질적으로 요구하는 두 가지 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미시적 독해력: 문장구조를 보는 눈’, 즉 정확한 구문독해 능력. 두 번째는 ‘거시적 독해력: 지문의 논리를 보는 눈’이다.
또한 두 가지 독해력을 훈련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 되는 기본적인 어휘 능력의 배양도 필요하다. 어휘 학습은 어떤 목적의 영어 학습에서도 필수적인 무기이다. 중하위권은 정확한 독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 기본어휘력 부족인 경우가 많다. 평소 독해와 함께 꾸준히 단어 암기와 반복, 그리고 살아 있는 문장 속에서 단어를 만나고 익숙해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상위권 학생은 기출문제나 EBS 지문 공부만으로 채워지기 힘든 2%의 부족함을 메우는 공부를 해야 한다. 결국 1등급과 2등급을 변별하는 문제는 대개 생소한 소재의 비연계 지문, 빈칸추론이나 순서, 삽입 유형 등의 고난도 문항일 것이기 때문이다.
추상적이고 낯선 소재, 낯선 지문의 고난도 문항으로 구성된 모의고사 형태로 평소에 꾸준히 양질의 독해공부를 하면서 논리도 잡고 시간단축 훈련도 병행해야 고득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조은정 스카이에듀 영어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