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남처럼 산 부부 화해할 수 있을까

EBS ‘달라졌어요’ 15일 오후 10시45분 EBS ‘달라졌어요’에서는 결혼생활 30년간 갈등을 지속한 부부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매일 아침 남편은 늘 분주하다. 혼자 아침을 차려먹고, 아들의 도시락도 직접 준비한다. 하지만 같은 시간, 아내는 오늘도 쿨쿨 늦잠만 잔다. 남편이 집을 나서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아내. 참고 참았던 남편은 ‘내가 이 집 하숙생이야?’라는 생각에 분통이 터진다.

퇴근 후에도 아내는 남편과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집안에는 냉랭한 기운이 흐르고, 분위기를 바꾸려고 남편이 말 한마디 건네려 하면 아내는 화만 낸다. 남편은 늘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아내의 눈치를 보느라 주눅든다. 남편이 바라는 것은 아내의 ‘잘 다녀왔어?’, ‘밥 먹었어?’ 하는 다정한 말 한마디뿐이지만, 오늘도 아내는 남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15일 오후 EBS ‘달라졌어요-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아내의 30년’에서는 시댁과 갈등을 겪는 아내와 그런 아내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 남편의 이야기를 방송한다.
EBS 제공
하지만 아내에게도 사정은 있다. 30년간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남편은 아내 편이 아닌 늘 ‘남의 편’이었던 것. 시어머니 장례식에서 장례절차를 상의할 때 가족들은 모두 아내만 빼놓고 얘기했다.

시댁에 갈 때마다 시댁 식구들은 아내에게 이불 홑청을 뜯어 빨게 했지만, 남편은 아내를 대신해 말 한마디 못해줬다. 아내는 시댁의 ‘시’ 자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 남편은 이런 아내가 과거 시댁 이야기를 할 때마다 ‘모른다’, ‘기억 안 난다’며 회피한다.

아내는 남편의 반응에 더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고 남편은 냉정하기만 한 아내의 태도에 점점 지친다. 이런 상황에서 일주일 뒤로 다가온 시조카의 결혼식. 지난 30년 동안 아내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방패막이도 돼주지 못했던 남편이 어렵게 입을 열지만, 아내는 시댁 이야기에 또 다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