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14 21:07:21
기사수정 2016-02-14 22:14:37
[편의점 3만개 시대] 상- '나홀로' 성장 어디까지
대한민국은 ‘편의점 전성시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성장이 정체된 반면 편의점은 ‘나 홀로 호황’을 질주하고 있다. 1989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편의점은 1997년까지 2000개의 점포가 생겼고, 2007년 1만개를 돌파한 후 현재 3만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고속성장 이면에는 무리한 점포 확장 경쟁으로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이 과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편의점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대책을 3회에 걸쳐 짚어봤다.
이현숙(22·여)씨는 1주일에 2, 3번 정도 점심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한의원 간호사인 이씨는 “환자들이 많으면 점심 시간이 30분밖에 안 돼 간단하고 빨리 먹을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이 좋다”고 했다. 점심, 저녁 무렵 편의점에는 이씨처럼 식사를 해결하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혼자 식사하는 ‘혼밥족’이 늘어나는 세태를 보여준다.
한 끼 식사부터 속옷, 볼펜 등 소소한 일상품까지 갖춘 편의점은 골목마다 1개 이상 자리 잡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매출 성장률(전년 대비)은 26.5로 1년 전 성장률(8.3)의 3배가 넘는다. 이는 대형마트·백화점·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전년대비 2.1, 1.2, 1.3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1989년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인 편의점은 25년 만에 3만개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해 편의점 수는 2만8000개를 넘어섰다. 업계 1위인 CU는 지난해 말 기준 9409개로 전년보다 1000여개 늘었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995개, 769개 증가한 9285개, 8000개다. 여기에 미니스톱(2200개)과 위드미(1000개)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빅3’ 편의점 점포 수만 따져보면 총 2769개 증가했다. 2014년 1400여 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편의점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담배 가격이 작년 초부터 80 정도 인상된 데다 늘어나는 1인 가구 등을 겨냥해 내놓은 도시락, 저가커피 같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의 상품 구성도 다품종 소량화를 지향하고 있는 데다 대형마트에서 많이 사기에 부담스러운 품목들도 소량 판매해 부담을 최소화한 것도 인기 비결이다.
이에 방문 고객 1인당 구입 금액도 2014년 4382원에서 지난해 4500원을 넘어섰다. 1인 가구는 2000년 226만가구에서 2015년 506만가구로 모든 연령대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허경옥 성신여대(소비자생활학과) 교수는 “택배 배송으로 시작한 서비스는 공과금·통신요금 수납으로 확대됐고 최근에는 응급의약품 판매로 영역을 넓혔다”며 “편의점은 바쁜 현대인들의 요구를 채워주는 ‘만능공간’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