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사드갈등'…장예쑤이 "배치 반대"·임성남 "충분히 설명"

한중 전략대화서 안보리 결의 '온도차'…사드엔 '이견' 재확인
韓 "강력 결의 신속채택 인식 일치…전략적 협력동반자 중시 확인"
中 "강력 안보리 결의 찬성, 대화·협상으로 문제해결 모색해야"
한국과 중국은 16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한 제7차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해 온도차를 드러냈다.

특히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간의 뚜렷한 이견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이날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전략대화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사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중국 측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관련 측이 신중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 측'은 사드 배치 여부를 위한 공식 협의에 착수키로 한 한미를 모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독일 뮌헨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의 전략적 안전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데 이어 재차 사드 반대를 표명한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전략대화 결과 보도자료에서 "임 차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측이 취한 다양한 조치들을 설명했다"면서 "장 부부장은 중국의 이익과 관심에 대한 존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런 맥락에서 양측은 전략적 소통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사드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한 방어적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부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결의와 관련해 "우리는 안보리에서 새롭고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찬성한다"면서도 "이와 동시에 또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결심이 확고부동하다"고도 했다.

새롭고 강력한 안보리 결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른바 중국의 '한반도 3원칙'을 재확인해, 대북제재 수위와 관련해 여전히 한미일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장 부부장은 다만 "임성남 차관과 중한 관계, 그리고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에 대해 아주 심도 있고 솔직하고 또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전략대화에서 한중간에 안보리 결의 제재수위와 사드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양측은 강력하고 실효적인 안보리 결의를 조속히 채택해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고, 유엔을 포함한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한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중관계와 관련해서는 "양국 관계를 흔들림없이 지속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이를 위해 고위급 교류 및 4대 전략대화 등 전략적 소통 강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효과 극대화, 다양한 인문유대강화 사업 시행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중시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올해 중 편리한 시기에 중국에서 제8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중 전략대화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2월 처음 열린 이래 매년 1회꼴로 개최됐으나, 2013년 6월 김규현 당시 외교부 1차관과 장 상무부부장의 6차 대화(중국 베이징) 이후 열리지 못하다 2년 8개월 만에 재개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