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 최대 공모주 청약 시장 선다

상장 예정기업 130여개
공모액 11조원대 달해
호텔롯데·용평리조트 등
올해 신규 기업공개 예정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이지만 신규상장(IPO·기업공개) 기업이 발행하는 공모주 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6일 올해 증시 상장기업이 130여개, 공모액은 11조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올해 호텔롯데 등 초대형 기업의 상장과 외국기업의 국내상장 재개로 IPO 시장의 활황과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IPO 예정 기업을 보면 지난해 코스피 시장 상장을 철회했던 롯데정보통신, KIS정보통신, 태진인터내셔날, 서울바이오시스가 재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호텔롯데를 비롯해 코리아세븐, 용평리조트, 대림C&S, 해태제과, 티브로드, 네이처리퍼블릭 등의 상장도 예상된다. 2011년 중국고섬의 회계기준 위반사건 이후 중단되었던 중국기업의 상장도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1월28일 상장)를 필두로 본격 재개될 전망이다.

IPO란 기업이 자사의 주식과 경영내용을 공개하는 것으로, 기업에게는 자금조달과 재무구조 개선의 기회가,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투자기회가 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부 공모주 청약은 경쟁률이 수백대 1, 수천대 1에 달하고 청약증거금만 수조원에 이를 정도로 과열양상을 보이곤 한다.

그러나 이런 열기가 공모주 투자의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공개를 한 새내기 주식 둘 중 하나는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아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겼다. 금감원이 지난해 상장한 118개 기업 중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45개를 제외한 73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공모주는 26건(35.6%)으로 평균 수익률이 -9.9%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공모가를 밑돈 신규상장기업은 33개(45.2%)로 평균 -21%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공모주 시장 열기는 뜨거웠으나 많은 투자자들이 줄줄이 손실을 본 것이다.

이 때문에 공모주에 투자할 때 합리적 판단을 위해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먼저 공모주 수급현황 등 시장상황을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IPO 수급불균형이 발생한 지난해 11∼12월 상장된 35개 회사 중 과반인 18개사가 상장일 기준 수익률이 평균 -10.9%였다. 수요예측 결과도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수요예측 후 제출되는 정정신고서(발생조건확정)상 수요예측 경쟁률, 의무보유확약 물량 등을 확인하고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조언했다.

공모가액이 높을 경우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으니 공모가액이 적정한지 산출근거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증권신고서(인수인의 의견)상 기재된 공모가격 산정방식과 근거(비교회사 선정, 할인율 등)의 합리성 여부를 고려하라는 얘기다. 문형진 금감원 기업공시국 팀장은 “PER(주가수익비율) 등 지표를 근거로 유사종목 주가와 비교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공개 대상 기업의 공모가가 시장가치보다 부풀려져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공모가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사전에 공모주를 대량 배정받은 기관의 불공정 사례를 적극 적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