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플라즈마 연구시스템 한수원 국제입찰 수주 '이변'

전북지역의 한 대학에서 개발한 방사선 폐기물 처리장치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국제입찰로 발주한 물품구매 계약에 성공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국내 대학의 연구성과가 산업현장 전문분야에 활용되는 차원을 넘어 그동안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던 제품의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북대학교 공대 양자시스템공학과 서준호 교수팀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총 31억8600만원 규모의 ‘중·저준위 방사성 페기물 소각·용융용 플라즈마 토치시스템’ 납품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국제입찰로 진행된 이번 계약에서 국내 대학이 수주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 교수팀은 지난 해 국내 최초로 방사능 폐기물 등을 획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1.5㎿급 고출력 RF 플라즈마 파일롯 시스템’을 10년 이상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한수원이 수입을 통해 현재 운용중인 50㎾급 처리장치보다 30배나 높은 출력을 자랑하고 있어 세계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설비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해 기동 및 정지가 쉽고 안전하며, 약 1만℃에 이르는 초고온 화염을 메가와트 출력 규모로 발생시키는 원리를 통해 방사성 폐기물처리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장갑, 의류 등 가연성 중·저준위 폐기물을 순간적으로 안전하게 소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쇠, 콘크리트, 흙 등 불에 타지 않는 폐기물도 용융을 통해 유리화 해 부피를 8분의 1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이 플라즈마 토치 시스템은 초미세화를 통해 기능성 나노소재 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도 응용될 수 있어 향후 신소재 개발이나 에너지,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 교수는 "향후 대기업과 전문 연구기관에서도 관련 분야 기술 및 시스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자력 및 환경 산업분야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