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김모(17)군은 모바일 게임 때문에 지난해부터 성적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김군은 학원에서도 틈만 나면 스마트폰 게임을 즐긴다. 심지어 집에서 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보통 새벽 3시까지 게임을 하다 잠이 든다"며 "그렇다 보니 학교 수업시간에 졸음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2. 주부 박모(41)씨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있는 것을 알고 흠칫 놀랐다. 그저 친구들과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씨는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이 없으면 이른바 '왕따'를 당한다고 해 큰 마음을 먹고 고가의 제품을 사줬다"며 "요새 아이의 학교 성적이 떨어진 것도 결국 모바일 게임 때문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초·중·고교생 중 '게임 과몰입군' 위험 비율이 전년도보다 높아졌다. ‘과몰입위험군’ 수치는 상급학교로 갈수록 낮아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2015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조사'를 보면, 게임 과몰입군 비율은 전년과 같은 0.7%였다. 지난 3년 동안(2013~2015년) 같은 수치였다.
◆게임과몰입 수치, 상급학교로 갈수록 낮아져
과몰입군에 포함될 수 있는 과몰입위험군의 비율은 전년보다 0.3%P 상승한 1.8%였다.
건전하게 게임을 이용하는 '게임선용군' 비율은 전년 수준인 7.1%에 비해 4.6%P 상승한 11.7%였다.
초등학생 과몰입군 비율은 0.8%로 전년보다 0.1%P 상승했지만, 중·고등학교 과몰입군은 각각 0.8%, 0.7%로 전년과 같았다.
읍·면 지역의 과몰입군과 과몰입위험군 비율은 각각 0.9%, 2.1%였다. 특별시·중소도시·광역시에 비해 높았다.
◆온라인 게임 > 모바일 게임 > 비디오 게임 順
성별 게임행동 유형 조사에서는 예년과 비슷하게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과몰입도가 더 높았지만, 남학생 게임선용군은 전년보다 6.9%P 상승한 18.2%였다.
게임행동 유형별 실행 플랫폼 조사 결과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비디오 게임 순으로 이용이 많았다.
과몰입군 중 온라인게임 이용자(59.0%)는 모바일게임 이용자(37.3%)보다 22%P 이상 높았다.
한편,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에 속했다. 위험군에 속한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공부에 지장을 받거나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등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만 10세 이상~59세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년 4월13일 발표한 '2014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에 속한 만 10∼19세 청소년 비율은 29.2%였다.
◆"스마트폰 없으면 불안감 느낀다"
이는 전년(25.5%)보다 3.7%P 상승한 수치로,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10대(29.2%) △20대(19.6%) △30대(11.3%) △40대(7.9%) △50대(4.8%) 순으로, 연령이 낮을수록 중독위험군 비율이 높았다.
위험군에 속한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사용이 공부에 방해가 된다(53.4%) △스마트폰을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한다(51.6%)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49.6%) 등의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성별 비율은 여성이 29.9%로 남성(28.6%)보다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중학생(33.0%)이 가장 높았고, 환경적으로는 맞벌이가정 청소년(30.0%)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했다.
◆맞벌이가정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위험 더 높아
전체 이용자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4.3시간이었지만 중독위험군은 5.3시간이었다. 만 3∼9세 유·아동의 경우 부모를 상대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52%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1.4시간이었다.
부모의 33.6%는 자녀가 스마트폰을 과다(過多)하게 사용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자녀와 갈등을 겪었다는 부모도 50.1%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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