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음계부터 무보까지… ‘친절한’ 농악놀이 입문서

임응수 편저/광명농악보존회/1만5000원
光明농악의 이해와 경기농악/임응수 편저/광명농악보존회/1만5000원


2014년 12월은 농악의 세계화를 알린 해였다. 유네스코가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세계의 놀이무대에 본격 데뷔한 것이다. 한국의 굿판이 벌어지는 세계 어느 곳에서건 농악놀이가 펼쳐진다. 거기에는 경기농악의 모태인 광명농악놀이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에선 체계적인 개설서나 악보 또는 무보가 거의 없다.

광명농악인간문화재 제20호인 임웅수(사진)씨가 낸 이 책은 예인들의 이런 바람을 체계화한 것이다. 일종의 농악놀이 입문서이다. 전문 예인의 솜씨가 돋보이는 책이다. 악보와 무보 등이 함께 실려 초보자도 따라하다 보면 굿판의 놀이꾼이 될 수 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 지정은 임씨 등 예인들의 보이지 않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책에는 꽹과리나 징, 장구, 피리 등으로 구성된 농악의 기본 음계는 물론 박자와 춤사위 등이 망라돼 있다. 특히 각 지역의 농악의 장단과 의미, 내력 등이 비교적 상세히 풀이돼 있다.

임씨에 따르면 호남농악은 장구 가락의 섬세함이 특징이고, 영남농악은 투박하고 전투적인 꽹과리 가락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경기 충청농악은 쇠가락과 상모놀이가 발달되어 있다.

경기 농악에는 광명농악이 그 중심에 있다. 흰 바지저고리에 남색 조끼, 고깔을 쓴 게 광명농악의 특징이다. 아방리 줄다리기, 아방리 농요, 철산리 디딜방아 액막이놀이, 구름산 도당굿 등은 놀이의 압권이다.

우리 농악에는 소통과 화합 그리고 두레정신의 나눔이 깃들어 있다. 농악 품앗이는 상대에 대한 배려다. 임씨는 책에서 “하루에도 수백건씩 외래문화가 범람하고 있는 이 시대에 농악은 소통과 나눔의 훌륭한 공간이다“면서 “특히 선배 예인들의 희미한 발자국이지만 잘 따라가서 시대를 잇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부터 임씨는 농악놀이의 세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미 국내외에서 1500여회의 공연을 통해 그의 이름을 알렸다.

정승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