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논리 판치는 세상… “경제적 살인 말라” 교황의 메시지

에두아르 테트로 지음/전광철 옮김/착한책가게/1만2000원
교황의 경제학/에두아르 테트로 지음/전광철 옮김/착한책가게/1만2000원


프란치스코 교황은 ‘경제적 살인을 하지 말라’고 호소한다. 교황은 이 책에서 인간을 배제시키고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오늘날의 경제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지금의 신금융기법은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를 비인간화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 금융전문가인 저자는 교황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작금의 신경제 덫에 걸린 인류에게 경종을 울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다. “지금의 경제는 사람을 죽일 뿐입니다. 나이 든 노숙자가 길에서 얼어 죽은 것은 기사화되지 않으면서, 주가지수가 조금만 내려가도 기사화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저자는 자본주의 경제의 ‘낙수효과’를 비판한다. 낙수효과란 돈이 저절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주변에 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 권위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의 논리다.

저자는 “사람들은 자유시장으로 부추겨진 경제성장이 세상을 더욱 정의롭고 평등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낙수효과’ 이론을 여전히 옹호하고 있다”면서 “전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이러한 견해는 경제권을 움켜쥐고 있는 이들의 선의와 지배적인 경제제도의 운용방식을 무턱대고 순진하게 믿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디지털혁명 역시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비판한다. 진보(특히 의학)에 따른 기술적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지불능력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4년 한때 디지털혁명은 열광을 불러일으켰다. 실리콘밸리에서 5만8000개라는 놀라운 수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통계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통계는 이런 열광에 균형을 잡아준다. 컨설팅 회사인 ‘롤랑베르제’는 프랑스에서만 10년 안에 300만개의 일자리가 디지털화로 말미암아 사라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해마다 일자리가 30만개씩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파리 공립 경영대학원(HEC) 교수인 저자는 교황의 경제논리를 이 책에 소개하면서 새로운 경제시스템 창출을 역설한다. 저자는 ‘미친 금융의 해부’ ‘달러가 우리를 죽일 때’ 등의 저서로 이름을 알렸다.

김신성 기자 ss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