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19 20:25:52
기사수정 2016-02-19 20:25:52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빗대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을 인용해 국내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 증대를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협의회를 주재하며 “오늘은 절기상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와 봄기운이 서린다는 ‘우수’(雨水)이지만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있다”며 “국내외 경제상황에 맞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 중국 금융시장 불안, 국제유가 추가 하락,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대단히 커졌다”며 “이런 대외리스크(위험)에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해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은행들의 경영여건이 올해도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올해에도 기업들 업황이 크게 호전되기 어렵고 낮은 금리가 유지된다면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은행은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이 양호해 대내외 충격에 대한 흡수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가계나 기업에 대한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것”이라면서도 “최근에 워낙 불확실성이 높으니까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앞으로 대내외 리스크의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으므로 외화유동성 관리에 계속 유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활한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회생 가능한 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과 채권금융기관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은은 전했다.
오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