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지갑에서 현금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 한 사람이 지갑에 가지고 있는 현금은 7만4000원이었습니다. 신용카드는 평균 약 2장을 갖고 다녔는데요. 한국인들은 10번의 결제 중 4번 가량은 신용카드를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비중은 건수와 금액기준 모두 현금비중을 넘어섰는데요. 한 달에 3번 정도는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찾았습니다.

#. 대학생 김모(23)씨는 평소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스마트폰 케이스에 신용카드 몇 장을 소지하고 다닐 뿐이다. 김씨는 "가끔 현금이 필요할 경우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인출한다"며 "편의점에 들러 라면을 사는 등 소액 결제도 전부 신용카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지급결제 수단으로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를 더 자주 사용했으며, 지갑에 가지고 다니는 현금도 줄었다.

한국은행은 최근 지난해 8∼9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1인당 현금보유 금액은 2014년 조사 때(7만7000원)보다 3000원이 줄었다. 현금보유액은 남성이 7만6000원으로 여성(7만1000원)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8만5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20대가 5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50대, 지갑에 가장 많은 현금 보유

신용카드 및 체크·직불카드 보유 비율은 각각 90.2%, 96.1%였다. 선불카드·전자카드는 12.2%, 모바일카드는 6.4%에 수준이었다.

1인당 카드 보유장수는 신용카드가 1.91장이었다. △모바일카드는 2.03장 △체크·직불카드는 1.26장 △선불카드·전자화폐는 1.01장이었다.

지급수단에 대한 만족도는 현금이 80.5점으로 가장 높아, 국민이 현금을 가장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용카드에 대한 만족도도 80.0점에 달해 현금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조사 대상의 99.9%는 금융회사에 결제성 예금계좌를 가지고 있었다. 1인당 결제성 예금계좌 수는 은행이 평균 1.87개로 가장 많았고 우체국은 0.2개, 증권회사 0.1개였다.

결제성예금의 월평균 잔액은 '300만원 이상'이 33.1%로 가장 많았다. '1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이 31.0%, '100만원 미만'이 29.6% 순이었다.

◆신용카드 > 현금 > 직불카드 順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300만원 이상' 응답자 비중이 22.3%에서 33.1%로 크게 상승했다. '1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은 40.5%에서 31.0%로 하락했다. 월평균 예금잔액이 ‘마이너스’라는 응답자는 6.3%에 달해 지난해 5.4%보다 소폭 늘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급수단은 신용카드로 전체(건수 기준)의 39.7%를 차지했다. 그 다음이 현금 36.0%, 체크·직불카드 14.1% 순이었다. 현금 사용 비중은 2014년 조사 때 38.9%로 신용카드(31.4%)보다 높았지만, 1년 새 신용카드가 현금을 추월하며 1위로 올라섰다.

연령대별로는 나이가 많을 수록 현금 사용 비중이 높았다. 신용카드는 30대, 체크·직불카드 및 선물카드·전자화폐는 20대의 이용 비중이 가장 높았다. 고소득층일수록 신용카드나 체크·직불카드를 많이 사용한 반면 저소득층은 현금 사용이 많았다.

사용 금액 기준으로는 신용카드가 40.7%에 달해, 지난해 37.2%보다 상승하면서 40%를 돌파했다. 현금도 26.6%에서 29.0%로 높아졌다.

◆고소득층 신용카드 많이 사용…저소득층은 주로 현금

지급수단별·건별 평균 이용금액은 △계좌이체 6만9000원 △모바일카드 2만1000원 △체크·직불카드 1만8000원 △신용카드 1만7000원 △휴대폰 소액결제 1만5000원 순이었다.

현금은 전년 1만2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지급금액이 커졌다. 신용카드는 2만1000원에서 4000원 줄어드는 등 소액화됐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표본 2500가구를 선정해 직접 방문해 대면조사 방식 등으로 지난해 8월28일부터 9월24일까지 실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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