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효과, 처음으로 과학적 입증”

통상 ‘명상’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면역성을 키워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등 인간의 정신·신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는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이런 가운데 명상의 장점을 입증한 보고서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최근 발간된 저널 ‘생물학적 정신 의학’은 명상을 하게 될 경우 사람의 두뇌가 실질적으로 변화하고, 신체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명상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네기 멜런 대학교의 데이비드 크레스웰 교수 등 연구진은 실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35명의 남녀 지원자를 모집했다. 이후 정식으로 명상을 받을 수 있는 곳에 참가자 절반을 보냈고, 다른 참가자들은 스트레스와 근심·걱정을 줄여주는 목적만 가지고 있는 ‘가짜’ 명상 센터에서 지내게 했다. 공식 인증을 받은 명상 센터에 참가한 이들은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민감하게 감지하는 명상법을 배웠지만, 가짜 센터에 들어간 이들은 강사의 농담에 웃고 떠들며 잡담하는 등 ‘기분 전환’에만 집중했다.

실험 실시 기간은 단 3일로 한정했다.

이후 연구진은 이 참가자들의 혈액을 채취했고, 두뇌를 스캔해 양 대조군의 신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검사했다.

그 결과 정식으로 명상을 배운 이들은 활동성과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을 관장하는 두뇌 조직이 변화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반면 가짜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은 “이제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다”고 겉으로 말했지만 신체의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연구진이 4개월 뒤 같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식 명상 교육을 받은 참가자들은 명상을 꾸준히 하지 않았는데도 혈액 속 염증 수치가 ‘가짜’ 그룹보다 훨씬 낮았다.

크레스웰 교수는 “(명상은) 마음을 열고,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 인식하지 않는 경험”이라며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정확히 측정하긴 어렵지만 염증을 낮추고,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성을 키우는 데 명상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