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오페라의 여왕’ 한국 온다

안나 네트렙코 내달 첫 내한공연
남편 테너 에이바조프도 한 무대
“출산 후 음악적 변화, 새로운 도전”
오페라계 스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5·사진)가 내달 12일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네트렙코는 30대 초반 스타덤에 오른 뒤 절정의 인기를 누려왔다. 해외 언론은 그를 ‘21세기를 군림하는 디바’, ‘최고의 스타 파워를 지닌 소프라노’로 표현한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에는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함께 선다. 내한에 앞서 그를 이메일로 만났다.

네트렙코는 뛰어난 기량뿐 아니라 미모와 연기력, 카리스마를 두루 갖췄다. 최근에는 다소 몸집이 불면서 과거보다 외모의 매력은 덜해졌다. 2008년 출산으로 음악에도 변화가 일었다. 네트렙코는 “출산 후 목소리가 달라졌다”며 “하지만 아이를 낳기 전 불렀던 노래들을 지금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산이 제 음악적 관심사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어요. 나이가 들며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 덕이지요. 천진난만한 소녀나 공주보다 진중하고 격정적인 인물이 제게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지금껏 연기한 인물과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는 새로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과정이에요.”

러시아 출신의 네트렙코는 2000년 마린스키 오페라의 프로코피예프 ‘전쟁과 평화’로 세계 주요 극장에 오르면서 스타로 부상했다. 2002년 잘츠부르크 축제는 ‘네트렙코가 부르면 매진 속출’이라는 신화의 시발점이었다. 2005년 잘츠부르크 축제 제작의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를 연기한 그는 DVD 오페라 시대의 새 장을 열었다. 최고 인기를 누려온 네트렙코는 “‘내 음악 경력이 정점에 올랐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완벽해 보여도 개선의 여지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에요. 새로운 작품과 역할을 발견하면서 늘 발전하려 노력합니다. 배움과 도전이 없는 삶은 생각만해도 지루할 것 같아요.”

네트렙코는 트위터를 통해 소소한 일상을 전한다. 그는 “사진을 찍어 팬과 나누는 것이 참 좋다”며 “SNS를 하지 않을 때는 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데, 아내이자 엄마로서 정신 없이 분주하다”고 밝혔다. 네트렙코는 “목 관리를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한 때가 언제인지 판단하고 적절하게 쉬는 것이 중요하다”며 “‘라 트라비아타’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처럼 고난도 작품을 휴지기 없이 몇 해 동안 잇달아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려운 작품과 상대적으로 쉬운 작품을 안배해 레퍼토리를 구성해요. 무대에 설 수 있는 그날까지 계속 노래하고 싶습니다.”

송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