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21 20:20:20
기사수정 2016-02-21 23:14:42
상장사 193곳 11·18·25일 개최… ‘안건 일사천리 통과’ 편법 가능성 / 대형기업 전자투표제 도입에 ‘미적’
기업들이 한날한시에 무더기로 주주총회를 여는 ‘떼 주총’ 구태가 올해도 재연되고 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주총 일정을 공시한 상장사 287곳 중 193곳(67%)이 3월 11·18·25일에 주총을 여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에는 삼성 계열사들의 주총이 몰려 있다. 삼성전자,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I, 호텔신라, 에스원 등이 모두 이날 오전 9시에 일제히 주총을 연다. 삼성전자의 분기배당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 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계열사들의 주총도 이날 열린다.
LG 계열사와 네이버, SK텔레콤, GS건설, 농심 등은 18일을 주총일로 택했다. 25일에는 셀트리온, NHN엔터테이먼트, LS, 엔씨소프트 등의 주총이 몰려 있다.
이처럼 주총날짜가 겹치면 주주들은 물리적·시간적 제약으로 각사 주총에 참석하기 어려워 기업들은 올해도 안건을 일사처리로 통과시키는 편법을 동원할 공산이 크다.
주총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가 있지만 기업들은 도입을 꺼리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결과 지난 19일 기준으로 106개사가 전자투표 이용 계약을 마쳤을 뿐이다.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사(1927개사)의 약 5%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중소형사 위주로, 대형사들은 전자투표제 도입에 미적거리고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