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광현 "빨리 100승 채우고, 메이저리그 재도전"

"3년 연속 170이닝 채우면 '건강'을 증명하는 것"
"일단 100승을 채우고요."

김광현(28·SK 와이번스)은 눈앞에 다가온 기록을 의식했다.

하지만 그의 눈은 더 먼 곳, 메이저리그를 향한다.

21일 일본 오키나와 아야세 고친다 구장에서 만난 김광현은 "100승부터 채우고 다음을 생각하겠다"고 했다.

2007년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광현은 지난해까지 개인 통산 97승(55패)을 올렸다.

100승 고지까지 3승. 사실 김광현에게 3승 달성은 어렵지 않다.

김광현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 전에 100승을 채우는 건 자부심을 느껴도 되는 일 아닌가"라며 "100승을 채우면 뿌듯할 것 같다"고 했다.

김광현 말대로 FA가 되기 전에 100승을 채우는 건 쉽지 않다.

그만큼 김광현은 빠르게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고 꾸준하게 승수를 쌓았다.

시련도 있었다. 그래서 김광현에게 100승은 소중하다.

그는 2년차인 2008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1년부터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2013년까지 후유증을 앓았다.

2011년 74⅓이닝 4승, 2012년 81⅔이닝 8승, 2013년 133이닝 10승을 기록했다.

김광현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성적이었다.

그리고 김광현에 대한 외부 평가도 '부상 후유증을 겪는 선수'로 바뀌었다.

김광현은 2014년 173⅔이닝을 던지면서 13승을 기록했다. 부상 우려도 씻어냈다.

그러나 여전히 외부에서는 김광현의 건강을 확신하지 않았다.

2014년 시즌 종료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응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최고응찰액 200만 달러를 제시하며 독점 교섭권을 따냈다.

응찰액도 예상보다 적었고, 연봉 협상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결국 김광현은 SK 잔류를 택했다.

김광현은 "내 건강을 확신하지 못하는 듯했다"고 떠올렸다.

그래서 김광현은 올해 '170이닝 이상 투구'를 두 번째 목표로 삼았다.

김광현은 "2014년과 2015년(176⅔이닝), 170이닝 이상을 던졌다. 3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지면 내 건강을 증명하는 게 아닐까"라며 "'건강한 김광현'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정상적으로 올 시즌을 마치며 FA가 된다.

그는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생각이다.

김광현은 "당연히 미국에서 나를 원해야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라면서도 "많은 이닝을 소화해 건강을 증명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포스팅은 선수에게 불리하다. 독접교섭권을 가진 구단 외에는 접촉할 수도 없다.

김광현은 "정말 자유로운 신분의 선수가 되는 것 아닌가. 더 많은 구단과 협상하고 내가 선택할 부분이 있다는 건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순조롭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7번 했다. 투구 수를 100개까지 올렸으니 라이브 피칭과 평가전 등판만 남았다"며 "오키나와에서 두 차례 정도 평가전에 나서고 싶다. 따뜻한 곳에서 구위를 점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불펜 피칭을 하며 '제구가 괜찮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 감각을 유지하면 정규시즌 때도 기분 좋게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많은 이닝'은 SK를 위한 목표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구단에서 많은 연봉(8억5천만원)을 제시했다. 또한 나도 중고참이 됐으니 책임감도 커졌다"며 "내가 선발로 등판하는 날에 6이닝, 7이닝을 꾸준히 던지면 그만큼 구원 투수도 부담을 덜고 마운드 운영도 원활해진다"고 했다.

김광현은 어린 나이에 가장 높은 곳에 섰고, 급격하게 추락도 해봤다.

그 사이 김광현은 '시즌과 인생은 짧고도 길다'라는 걸 배웠다.

김광현이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2016시즌을 시작한다. 그리고 더 먼 곳도 바라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