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번째 민족대표’ 스코필드 재조명한다

내한 100주년 기념사업회 설립
일제 식민참상 전세계에 고발
광복후 기금 만들어 고아 도와
4월 추모식·6월 해외전시 진행
일제강점기 식민지배의 참상과 우리 국민의 독립투쟁을 세계에 알린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 박사의 내한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회가 설립된다. 스코필드박사내한100주년기념사업회는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스코필드 다큐멘터리와 기념 음반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태생의 캐나다인인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세브란스대 의학교수로 조선에 왔다. 3·1운동을 경험한 그는 경기도 수원군(현 화성시) 제암리 학살 현장 등을 촬영해 일제의 잔혹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스코필드 박사는 이 활동으로 민족대표 33인에 더해 ‘제34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한국 이름은 석호필(石虎弼)이다.

일제에 의해 1920년 조선에서 추방된 스코필드 박사는 광복 후인 1958년 다시 한국에 돌아와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 ‘디큐머롤’이라는 혈액응고제를 발견해 수의학계에서도 한 획을 그었고, 한국에서는 서울대 수의병리학 교수로 재직했다. 

스코필드박사내한100주년기념사업회가 22일 출범식에 맞춰 공개한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 박사가 1919년쯤에 작성한 ‘꺼지지 않는 불꽃’ 원본 자료. 이 자료에는 독립탄원서, 3·1운동 때의 시위 행렬 광경, 감옥 경험담, 일본 경찰에 고문당한 한국인들을 치료한 이야기 등이 담겼다.
연합뉴스
스코필드 박사는 3·1정신을 강조하며 한국사회의 부패와 독재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한편 ‘스코필드 기금’을 마련해 고아들을 도왔다. 1970년 영면 후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그는 2016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 중 3월의 인물로 선정됐다.

사업회는 3∼4월에 스코필드 에세이·논문 콘테스트, 추모식 및 기념식을 진행하고 6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해외 스코필드 특별전’도 열 예정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