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성적표 ‘감가율’ 국산차가 좋다

작년 거래 차령 3년 77종 분석 중고차 가격방어율(감가율)은 좋은 차가 갖춰야 할 미덕이다. 신차처럼 화려한 홍보나 프로모션 없이 시장에서 검증된 인기와 내구도 등의 평판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진검승부’이기에 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최근 시세로 결정되는 감가율은 소비자가 참조할 만한 성적표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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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세계일보 의뢰로 국내 최대 자동차 오픈마켓 SK엔카닷컴이 차령 3년인 2013년 출시된 중고차 77개 주요 차종 감가율을 분석한 결과 국산차 감가율은 평균 37.22%, 외제차는 40.25%를 기록했다. 3년 전 같은 3000만원짜리 차를 샀다면 국산차의 경우 지난해 중고 거래 시세가 1883만원, 외제차는 1792만원쯤에 형성된 셈이다.

국내 완성차 5개 업체별 가격 방어 성적표는 현대자동차가 33.15%로 가장 좋았고 기아자동차가 34.2%로 뒤를 이었다. 다음은 한국GM 38.03%, 르노삼성자동차 40.19%, 쌍용자동차 40.51% 순이다. 3000만원대 쌍용차 중고 시세가 현대차보다 220만원 정도 낮은 셈이다.

외국자동차 업체 중고 가격방어 순위는 혼다가 37.11%로 가장 좋고 아우디(37.27%), 폴크스바겐(38.42%), BMW(38.7%), 도요타·렉서스(38.78%), 닛산(39.31%) 등이 수입차 평균보다 가격 방어가 우수했다. 평균 이하에는 미니(40.51%), 벤츠(40.67%), 볼보(41.52%), 지프(41.54%), 포드(48.94%) 등이 자리했다.

차종별로는 국산과 수입 모두 SUV 감가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국산차 중 가장 낮은 감가율을 기록한 모델은 현대 싼타페 DM 디젤(e-VGT) 2.0 2WD 프리미엄(24.95%)이었으며, 수입차는 아우디 Q5 2.0 TDI 콰트로(32.5%)로 나타났다. 최근 실용적인 차를 선호하는 흐름이 계속되면서 중고차 시장에선 차체가 작을수록 감가율이 낮다는 관행을 깨고 SUV가 수년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감가율이 가장 높은 모델은 국산과 수입 모두 대형차였다. 가격방어 최저 차종은 국산은 쌍용 뉴 체어맨 W CW600 프레스티지(48.19%), 수입은 포드 뉴 토러스 3.5리미티드(48.94%)로 집계됐다. SK엔카는 체어맨 디자인이 동급 모델에 비해 구형인 데다 쌍용 대형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또한 높지 않아 감가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뉴 토러스는 차체 크기에 비해 실내 공간이 좁고 미국 자동차 브랜드가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지 않아 감가율이 높았다.

경쟁 치열한 국산 소형차 중에선 현대 i30 1.6GDI PYL모델이 감가율 29.82%, 더 뉴 아반떼 1.6GDi 모던 기본형이 29.84%로 가격 하락이 가장 적은 편이었다. 국산 중형차 중에선 더뉴K5 노블레스가 28.90%로 감가율이 낮았다. 반면 르노삼성 뉴SM3(43.88%), 기아 포르테 해치백(46.19%), 르노삼성 뉴SM5v플래티넘(41.17%)은 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축에 속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