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23 09:15:18
기사수정 2016-02-23 09:15:17
"지난해 교육리그에서 체인지업 집중적으로 던져"
송은범(32·한화 이글스)이 조심스럽게 '체인지업'을 화두에 올린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요. 포수가 승부처에서 '체인지업 사인'을 낼 수 있을 정도가 돼야 '나는 체인지업을 던진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송은범은 22일 일본 오키나와 아야세 고친다 구장에서 체력 훈련을 하면서도 체인지업 그립을 쥐고 팔 스윙을 했다.
그만큼 체인지업 장착이 간절하다.
송은범은 "SK 와이번스에 있을 때도 체인지업을 던지려고 시도했다. 경기 때 던진 적도 있다"며 "그런데 구종 하나를 완전하게 만드는 게 쉽지 않다. 올해 다시 노력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은범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갖췄다. 커브도 던진다.
윤석민(KIA 타이거즈)과 함께 KBO리그 최정상급 우완으로 꼽히던 때는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었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간혹 커브를 섞으면 타자들이 구위에 눌렸다.
하지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송은범은 '좌타자 상대로 바깥쪽으로 휘며 떨어지는 변화구'를 원한다.
이미 실험은 시작했다. 송은범은 지난해 10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1군에서 정규시즌을 치른데다 12월에 결혼까지 앞둔 상황에서 송은범은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효과는 있었다.
송은범은 "교육리그 첫 등판 때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상대 타자가 배트를 내밀지 않았다. 더그아웃에 들어가 한화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팔 스윙 속도가 직구를 던질 때와 차이가 있었다'라고 답했다"며 "체인지업 팔 스윙이 직구와 다르면 효과가 사라진다. 직구 팔 스윙과 같은 속도로 체인지업을 던지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다음 교육리그 등판 때는 코치님께 미리 말씀드리고 체인지업 위주로 투구했다. 던지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송은범은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도 '체인지업'을 머릿속에 그렸다.
오키나와에서 두 차례 불펜 피칭을 한 송은범은 "다음 불펜 피칭에서는 체인지업 구사를 조금 더 해보겠다"고 밝혔다.
송은범은 투구 동작에도 미세한 변화를 줬다.
그는 "영상을 보면서 상체 위주로 투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체 힘을 공에 전달해 공에 무게를 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은범은 주로 잠수함 투수를 가르치는 가와지리 데쓰로 인스트럭터에게 '투구 밸런스'에 대해 묻는 등 곳곳에 조언을 구하며 2016년을 준비한다.
그는 한화 유니폼을 지난해에도 부진하다 시즌 막판 강력한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지닌 그에게 체인지업 장착은 부활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송은범은 "정말 간절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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