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ISA 과당경쟁 경고…"불완전판매 절대 안돼"

ISA 점검회의 주재…"최고경영자가 직접 챙겨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내달 14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를 앞두고 금융회사간 고객 유치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해 "무엇보다 강조할 사항은 불완전 판매 문제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위원장은 24일 금융위 청사에서 'ISA 준비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ISA는 대다수 국민이 가입 대상인 만큼 투자자 보호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KEB하나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NH농협은행 은행장, KDB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삼성증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은행과 증권업계 대표들의 면전에서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임 위원장은 "과거 금융업계는 신탁과 일임업을 하는 과정에서 특정 상품에 편중되게 투자해 고객 재산을 보호하는 데 소홀했던 사례가 있었다"며 "ISA는 어렵게 도입된 제도인 만큼 고객 편에서 제대로 운영해 신뢰받는 금융 상품으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금융권이 상품 구성도 확정하지 않은 채 자동차, 골드바, 해외 여행 상품 등 고가 경품을 내걸고 ISA 고객 확보전에 먼저 열을 올리는 현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경품 행사 등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내실 있는 상품 설계와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는 등 건전한 수익률 경쟁이 금융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수익률만이 고객을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ISA 수익률 비교 공시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민이 어느 회사의 운용 능력이 우수한지를 잘 알 수 있도록 해 손쉽게 계좌를 옮길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임 위원장은 부연했다.

그는 "각사에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별로 다양하고 최선의 상품을 설계하는 등 ISA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상품이 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며 "수익률은 적당히 맞추고 유치 고객 수나 점유율 같은 외형 경쟁에 치중하고자 하는 금융 회사가 있다면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라고 일갈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대부분의 회사가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출시일 맞추기에만 급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ISA는 1인 1계좌라 선점 효과가 있겠지만 계좌 이동이 가능해 결국 수익률이 최고의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은행권에서 자사 예금을 ISA에 편입할 수 있게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 ISA 시행 전에 더 이상의 제도 변경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임 위원장은 "이제 제도 설계가 마무리된 만큼 ISA 운영 방식에 대해 더 이상의 논란이 없어야 한다"며 "앞으로 제도 시행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한 사항이 발생하면 적극 개선해 나갈 것이나 이는 제도를 어느 정도 시행해 본 후에 판단할 문제로 ISA 출시 전 제도 변경은 없다는 점을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불완전 판매와 과당 경쟁 예방을 위해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독 당국은 ISA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고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불완전 판매 예방 대책을 마련, 출시를 전후해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며 "출시 이후 불완전 판매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금융위와 금감원이 직접 미스터리 쇼핑, 불시 점검 등 현장 점검을 주기적으로 강도 높게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각 임직원이 ISA 제도를 잘 이해하고 관련 법령에서 정한 설명 의무를 준수해 투자 권유에 임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며 "은행장, 증권사 사장 등 최고경영자께서 직접 준비 상황을 꼼꼼히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