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많은 여성들이 경구피임약과 사후피임약의 차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배란을 조절하여 피임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하지만 몸에 주는 부담감이나, 함유된 호르몬의 수치만 따져봐도 두 피임약은 큰 차이가 있다. 피임약은 호르몬을 조절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으며, 올바른 복용법대로 복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병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개개인에 꼭 맞는 올바른 피임법을 선택하는 게 이상적이다.
일반적으로 피임약이라고 하면, 사전피임약 즉 경구피임약을 말한다. 경구피임약은 콘돔에 비해 사용도가 낮지만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우면서 피임효과가 좋은 피임법이다. 매일 제 시간에 복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원칙적으로 복용만 제대로 하면 99.8%의높은 피임효과를 보장한다. 복용법은 간단하다. 3주 동안 매일 한 알씩 시간을 정해두고 꼬박꼬박 복용하다가 7일간 쉬고, 8일째 되는 날 다시 복용을 시작하면 된다.
반면 사후피임약의 경우, 응급피임약이라고 바꿔 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 있을 정도로 불가피할 때만 먹는 응급성 피임약이다. 경구피임약에 비해 호르몬 함량이 약 10배 이상 높아 체내 호르몬 농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착상을 방해한다. 때문에 생리주기 자체를 바꾸기도 하며 부정출혈을 일으키거나 배란 장애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다. 몸에 큰 부담을 주는 만큼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없으며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처방 후엔 최대한 빨리 복용하는 것이 피임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관계 후 24시간 이내에 먹으면 95% 정도의 높은 피임확률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효과가 떨어지다가 72시간 이후엔 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
경구피임약 복용을 꺼리는 여성 중 상당수가 피임약이 몸에 끼치는 좋지 않은 영향을 걱정한다.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체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두통, 메스꺼움, 현기증, 부정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나 이는 일시적이거나 특정 약품에 한정되는 것 일 수 있다. 오히려 적응 기간이 지나면 생리불순을 겪고 있는 여성이라도 생리 주기가 안정되고, 생리양과 생리통 역시 줄어든다. 최근엔 저용량 경구피임약도 시판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여성이라면 바꿔 복용하거나, 저녁 식사 후 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복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경구 피임약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으나, 일부 약의 경우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다.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이라도 처음 피임을 시작할 때 본인에게 가장 맞는 피임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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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로앤산부인과 부산점 류주현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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