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도박 진화 … 이젠 '대리점' 방식

검찰, 조폭 등 운영자 3명 구속… 중국서 220억 규모 사이트 운영… 대리점 모집, 서버 이용료 챙겨
신종 수법인 ‘대리점’ 방식으로 220억원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들을 운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용일)는 24일 중국에 사무실을 두고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형법상 도박공간 개설)로 정모(39)씨와 폭력조직 답십리파 조직원 이모(41)씨, 또 다른 이모(43)씨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1년부터 지난해 1월 사이 중국 다롄과 광저우에서 서버와 종업원 등을 관리하며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원들이 송금한 도박자금 규모는 정씨 사이트가 약 114억원, 답십리파 이씨가 70억원, 다른 이씨는 44억원이다. 답십리파 이씨는 2014년 1∼12월쯤 도박자 등에게 총 66차례 3억7000여만원을 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회원들은 사이트에 올라온 농구, 축구, 아이스하키 등 경기에 5000원에서 100만원까지 베팅해 적중하면 배당률에 따른 금액을 받았다.

이들이 활용한 대리점 방식은 대리점 업주들이 본사의 스포츠토토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되 접속 화면만 별도 사이트 주소를 받아 회원들을 모집한 뒤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대리점으로부터 매달 서버 사용료로 500만원을 받아 최대 월 2억원 정도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를 거점으로 하는 조직폭력배와 유흥업소 종업원 관계로 만나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보안유지와 서버 관리를 위해 ‘충전은 입금자 명의가 틀릴 경우 처리하지 않고 환전은 5분 이내 처리’, ‘경쟁업체로부터 공격에 대비해 최소 제2서버 확보’ 등 대리점·본사 운영지침을 만들어 하달했다.

김건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