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향후 경기전망 6년여만에 최저

중국·신흥국 등 경기둔화에 북한발 리스크까지 겹쳐

자료=한국은행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로 증폭된 북한발 리스크와 중국 및 신흥국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연초부터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향후 경기전망지수는 7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인 6월(98)과 동일한 수준이다.

주성제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과장은 "수출 감소세가 지속된 가운데 중국과 신흥국의 경기 둔화가 한꺼번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조사가 시작된 7일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까지 겹치면서 현재 경기판단이나 향후 경기전망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105까지 상승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6월말 98까지 급락했다가 반등, 11월에 105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102로 하락한 뒤 세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산출한 심리지표로, 기준선(2003∼2015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부문별로는 가계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CSI는 65로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6월 65 이후 가장 낮았다.

소비자들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판단 CSI는 75로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6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업기회전망CSI는 78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올랐다. 금리수준전망은 102로 전월대비 12포인트나 하락했다.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현재생활형편CSI와 생활형편전망은 전월과 동일한 90, 96이었다. 가계수입전망CSI와 소비지출전망CSI는 각각 98, 105로 전월대비 2포인트씩 하락했다.

현재가계저축CSI는 87로 1포인트 떨어졌고 가계저축전망CSI는 93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현재가계부채CSI와 가계부채전망CSI는 각각 103, 99로 전월대비 1포인트씩 하락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32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고 주택가격전망CSI(102)는 전월과 동일했다. 임금수준전망은 2포인트 하락한 112였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화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7개월째 변동이 없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60.9%), 집세(46.1%), 공업제품(28.0%) 순으로 조사됐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