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25 19:16:25
기사수정 2016-02-25 19:16:25
대한항공 광주∼김포 노선 내달 말부터 운영중단 결정 / KTX와 노선 겹쳐 적자 누적… 대구·포항 이어 3번째 ‘OUT’
KTX가 개통된 지역의 항공 노선이 잇따라 폐지되고 있다. 요금이 저렴하고 편리한 KTX로 승객이 옮겨가면서 항공사들이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 운영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25일 광주시와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하루 2회 운항하던 광주∼김포 노선을 3월 말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 이후 김포∼대구와 김포∼포항 노선 폐지에 이어 3번째다. 여기에 여수∼김포처럼 KTX 개통으로 항공편이 절반 정도로 축소되는 노선이 늘어나고 있다.
광주∼김포 하늘길은 아시아나항공 하루 3편만 남게 됐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KTX 개통 이후 하루 운항편수를 5편에서 3편으로 줄인 데 이어 적자 운영이 계속될 경우 감편이나 폐지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노선 중단의 직접적 원인은 지난해 4월 개통한 KTX 영향이 크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광주∼김포 노선 적자는 4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TX 운행 후 광주송정역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2000명 수준으로 이전보다 3배가 넘게 늘었다. 반면 KTX 개통 이후인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광주∼김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승객은 약 23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7만명에 비해 38% 줄었다.
광주 시민들은 공항 이용객이 줄어들면 광주공항이 아예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당장 광주∼김해 노선 부활에도 제동이 걸리고 장기적으로 광주공항의 민간공항 부문이 다른 곳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광주∼김포 노선을 중단하는 대신 승객이 많은 광주-제주 항공편을 증가시켜 달라고 대한항공에 요구한 상태다.
광주∼김포 항공 노선의 폐지는 이미 예견됐다. KTX와 노선이 겹치는 국내선 항공편이 심각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잇따라 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김포∼대구 노선을 폐지했다. KTX에 승객을 빼앗긴 김포∼포항 노선도 2014년 결국 문을 닫았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