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의락 공천 배제에 뿔난 김부겸… “아군 총질로 전우 잃어” 철회 요구

홍 의원 “당, 대구 버려” 첫 탈당
김 의원 “번복 않을 땐 중대 결심”
지도부, 공천 잡음 정면돌파 의지
2차도 ‘운동권·친노’ 타깃 될 듯
더불어민주당이 컷오프 후폭풍에 휩싸였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가 24일 현역의원 10명을 20대 총선 공천에서 원천 배제키로 하며 곳곳에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더민주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하며 대여 투쟁에는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공천을 놓고는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컷오프 통보를 받은 의원 가운데 25일 첫 탈당자가 나왔다. 대구 북구을 출마를 준비 중이던 비례대표 홍의락 의원은 이날 ‘혈혈단신, 광야에 서며’라는 탈당 선언문을 통해 “당이 대구를 버렸고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2012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뒤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대구로 왔고 야당 교두보 확대와 전국 정당화를 위해 피나는 헌신을 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현역 의원 ‘하위 20% 컷오프’에 포함돼 공천에서 원천 배제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홍의락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무소속 출마 입장을 밝혔다.
이제원 기자
더민주 대구시당은 새누리당 텃밭에서 가뜩이나 어려운 싸움이 예상되는데 힘겹게 출마를 준비하던 홍 후보가 날아가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에 야당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부겸 예비후보(대구수성갑)는 갑자기 ‘아군’(공관위)의 ‘총질’로 ‘전우’를 잃었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김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 공천위는 홍 의원에게 사과하고 공천배제 조치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비례대표인 김현, 지역구 의원인 송호창(경기 과천·의왕)·전정희 의원(전북 익산을)도 공관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낼 방침이다. 그러나 공관위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이 희박해 향후 추가 탈당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대구 수성갑)가 2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홍의락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조치를 당장 취소하라”고 촉구한 뒤 굳은 표정으로 퇴장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김종인 지도부는 공천 잡음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각오다. 1차 컷오프의 여진이 채 가라앉지 않았지만 예정대로 내주 초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정밀심사를 마무리하고 2차 물갈이를 속전속결식으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현역의원 가운데 3선 이상 중진 24명 중 12명, 초재선 71명 중 21명 등 모두 33명이 정밀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의원들은 당분간 발뻗고 잠자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1차 컷오프가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세워진 공천룰에 따른 것이었다면, 2차 컷오프는 순전히 김종인 대표의 의중에 따른 물갈이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의 성향상 운동권 출신이나 친노(친노무현) 의원들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