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27 08:13:00
기사수정 2016-02-26 11:10:40
[박태훈의 Coffee 맛보기]…<8>
△ 맛의 여왕 신맛도 과일, 꽃, 식초 등 다양
맛도 기억이다. 따라서 다양한 맛을 느끼려면 먹어본 기억이 있어야 한다.
평생을 밥만 먹었다면 쌀맛, 약간의 닷맛, 구수한 맛 등 몇가지 맛밖에 알 지 못할 것이다.
커피의 신맛은 엄청나게 다양하다.
똑같은 귤을 나눠 먹어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어떤이는 사과의 신맛, 어떤이는 잘익은 황도의 신맛처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옆 사람이 이런 신맛이 난다고 해서 "나도~"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그저 신맛인데 예전에 먹어본 000의 신맛과 비슷하다고 하면 그뿐이다.
맛보는 능력을 키우려면 많은 음식 등을 접해야 한다.
애호가 수준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까지 없지만 신맛에 대한 표현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신맛, 저런 신맛 등을 표현하다보면 신맛의 종류도 늘어나고 커피품종과 재배지역마다 다른 신맛을 구별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게 된다.
△ 좋은 신맛도 싫어하는 사람 많아, 그 땐 초콜릿이 마법의 약
거듭 말하지만 커피에서 신맛을 실로 중요하다. 남과 다른 그 무엇, 확실히 드러나는 '커피의 스펙'이다.
다만 레몬의 신맛과 같이 강하거나 너무 익은 식초같은 신맛은 거의 모든 사람의 얼굴을 찌프리게 한다.
하지만 잘익은 오렌지<사진>, 한라봉의 그것과 같은 신맛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제법된다. 대부분 신맛에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좋은 것이 있다. 바로 초콜릿이다.
우유와 설탕이 커피의 쓴맛을 거의 완벽하게 보완하는 것처럼 초콜릿을 입에 물고 좋은 신맛의 커피를 먹어보면 화하고 달콤한 그 어떤 맛을 느끼게 된다.
이런 식으로 신맛에 대한 거부감, 두려움을 조금씩 제거해 나가면서 커피 맛보기를 한다면 조금씩, 그리고 어느틈에 신맛 나는 커피를 찾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카페를 운영 중이라면 비싸지 않은 초콜릿을 손님에게 조금 서비스한다면 틀림없이 단골확보에 도움이 된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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