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모(47) 씨는 얼마 전부터 양반다리를 한 채 바닥에 안는 게 많이 불편했다. 단순히 근육통이라 생각한 정 씨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증상은 더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게 되었다. 진단 결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퇴골성 무혈성 괴사는 30∼50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고관절(엉덩이 관절) 질환이다. 허벅지 뼈, 즉 대퇴골의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뼈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고관절 질환 중 흔한 질환 이지만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기 쉽다.
안산 예스병원 김학수 원장은 “대퇴골두는 넓적다리 뼈의 머리 부분을 말한다. 이 대퇴골두는 혈액공급을 하는 주요 혈관이 하나뿐인데, 이 혈관에 문제가 생기고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대퇴골두의 골세포 괴사가 일어난다. 그리고 관절 파괴로 이어지면서 결국 관절염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진료를 받는 환자는 매년 1만4000명 정도이다.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가 4배 정도 많으며 양쪽 고관절 모두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60%에 이른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학수 원장은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몇 가지 위험인자가 있다. 고관절의 골절이나 탈구 등의 외상이 있는 경우에 더 잘 발생한다. 또 부신피질 호르몬(스테로이드)의 장기간 사용, 과다한 음주나 잠수병, 전신성 홍반성 낭창, 크론씨 병, 통풍 등도 위험인자”라고 말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발생하면 병의 단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사타구니와 엉덩이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이후에는 허벅지에도 통증이 발생하며, 양반다리를 하기 힘들어진다. 병이 더 진행되면 서 있는 게 힘들어지기도 하고 엉덩이를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생긴다. 이런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
진단은 단순방사선 검사로도 가능하지만, 단순방사선 검사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부터 진단이 가능하다. 조기 발견이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MRI 촬영 등을 하게 된다.
치료는 비수술적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일반적으로 비수술적 치료는 통증을 줄이거나 병의 진행을 느리게 하려는 목적이다. 보다 효과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김학수 원장은 “젊거나 병이 초기라면 중심부 감압술 등의 관절 보존 수술적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골괴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대퇴골두의 붕괴가 시작됐다면 인공관절 전치환술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초기 증상은 허리질환과 비슷하다. 그래서 허리질환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허리질환으로 오래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고 엉덩이가 아프다면 고관절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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