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이 사상 최초로 74%를 넘겼다. 특히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지속돼 전세가율 상승 현상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KB국민은행(은행장 윤종규)에 따르면 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4.4%로 집계돼 역대 최초로 74%대에 진입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도 전월(73.8%) 대비 0.4%포인트 오른 74.2%를 기록, 역시 처음으로 74%선을 돌파했다.
전국적으로 서울 강북지역(76.4%), 수도권(75.4%) 등이 평균보다 높은 전세가율을 나타냈다. 서울 강남지역(72.3%), 5대 광역시(73%) 등은 평균보다 낮지만, 모두 70%를 넘기는 등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 성북구(83.7%)와 성동구(80.7%) 등 일부 지역은 전세가율 80%선까지 넘어섰다. 성북구는 전국 시군구중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재개발 영향으로 인한 물량부족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밖에 구로구(79.9%), 동작구(79.8%), 강서구(79.5%), 마포구(77.9%), 관악구(77.5%) 등이 높은 전세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끝을 모르고 치솟는 것은 봄 이사철과 맞물려 기존 세입자는 계속 전세로 남고 전세계약을 종료한 집 주인은 월세로 전환하면서 두 조건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여겨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잇따른 월세 전환과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 증가로 전국적인 전세매물 품귀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세입자들이 수두룩하다”며 “워낙 매물이 없다 보니 집 주인이 월세 전환이나 매우 높은 전세가격 상승률을 요구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재계약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 전망이 안 좋다 보니 세입자들도 주택 매수보다는 전세를 더 선호한다”며 “이런 현상이 전세가율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월 ‘KB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06.5로 전달의 106.6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KB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국민은행이 공인중개사들을 상대로 시세전망을 조사해 3개월 이후 아파트 전세가격 변화 예상치를 토대로 만든 지수다. 올해 1월부터 새롭게 발표하고 있다.
이 전망지수는 0~ 200범위 이내로 기준지수100을 초과할수록 전세가 상승세를 전망하는 공인중개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세공급난이 지속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의 전세가격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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