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교양인을 위한 로마사 외

교양인을 위한 로마사(아오야기 마사노리 지음·강원주 옮김·교유서가·1만3800원)
= 역사상 가장 번영한 국가인 고대 로마 제국이 어떻게 탄생해 멸망했는지를 알기 쉽게 정리한 역사서다. 책은 트로이전쟁에서 비롯된 건국신화, 용장 한니발과의 전쟁, 카이사르의 루비콘 강 도하,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제정 수립, 오현제 시대를 거쳐 제국의 동서 분열에 이르기까지 로마 역사의 주요 장면을 통해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사를 그려냈다. 책은 로마 제국이 번영한 가장 큰 이유를 ‘시스템의 힘’에서 찾는다. ‘고도로 발달한 사람·물자·정보의 네트워크 시스템과 현실에 맞는 속주 지배’가 더해지며 전성기를 구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시스템의 지나친 발달이 결국 제국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이 책은 말한다. 저자는 로마대 문학부 고전고고학과에서 유학한 뒤 일본 국립미술관 이사장, 국립서양미술관장 등을 역임한 아오야기 마사노리 도쿄대 명예교수다.

10억년 전으로의 시간여행(최덕근 지음·휴머니스트·1만4000원)= 삼엽충 화석을 연구하는 최덕근 서울대 명예교수가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가며 10억년 전 한반도의 모습을 추적했다. 암석을 통해 옛 시간의 흔적을 탐구하는 지질학자인 저자는 삼엽충 화석을 연구하면서 5억년 전 우리나라가 적도 부근에 있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나아가 10억년 전에는 여러 대륙이 모여 만들어진 초대륙 ‘로디니아’에서 한반도가 두 개로 나뉘어 있었다고 추측한다. 고생물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 옛 지구의 지리적 사실, 한반도의 지질학적 정보 등을 함께 실었다.

세상을 바꾼 10권의 책(이케가미 아키라 지음·심정명 옮김·싱긋·1만4000원)= 일본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인류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책 10권을 선정해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나름의 감상을 풀어쓴 독서 에세이다. 소개된 책은 ‘안네의 일기’, ‘성경’, ‘코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자본론’, ‘진리를 향한 이정표’, ‘종의 기원’ 등 한번쯤 들어본 고전이 주를 이룬다. 저자는 각 책의 저자가 처한 시대적 배경과 개인사, 해당 책이 출간된 이후 사회에 던진 중요한 시사점 등을 알려줌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초판본 백범일지(백범 김구 지음·지식인하우스·9900원)= 보물 제1245호로 지정된 백범일지는 중국 상하이와 충칭에서 활동한 백범 김구가 독립의 희망이 점점 사그라지던 무렵 아들에게 남기기 위해 쓴 글이다. 그는 서문에서 “나는 내가 살아서 고국에 돌아와서 이 책을 출판할 것은 몽상도 아니하였다”면서 “나라는 내 나라요 남들의 나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구 탄생 140주년을 맞아 간행된 초판본 백범일지는 1947년 처음 찍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지금과 다소 다르고, 세로쓰기 형태로 제작됐다.

감정노동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이학은 지음·전나무숲·1만3000원)= 감정노동자란 직무의 40% 이상을 타인의 감정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수행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상품을 파는 유통업체의 판매직원이 대표적이다. 항공사 승무원과 콜센터 직원, 병의원 근무자도 한가지다. 이들이 타인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살아가는 고통은 매우 크다. 판매직원을 하인 부리듯 반말과 폭언을 일삼는 고객, 판매직원이 작은 실수라도 하면 무릎을 꿇리고 폭행하는 고객 등. 감정노동자들이 이들 앞에서 짜증도, 화도 내지 못하고 미소만 짓다 보면 스스로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져 자부심은 찾을 길 없다.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싶어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면서도 ‘스마일마스크증후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저자는 20년 넘게 대형 유통업체에서 직원 서비스 교육을 해온 경험을 토대로 ‘나를 향하는 서비스’라는 새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진정한 서비스는 고객을 위하거나 고객을 향한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