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질소비 마이너스… 지갑 닫았다

가구당 평균소비성향 역대 최저…고령화·경기침체에 소비 ‘꽁꽁’

지난해 가계 실질 소비지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평균소비성향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평균소비성향이란 쓸 수 있는 소득 중 소비에 쓰인 비중을 뜻한다. 그만큼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음을 뜻한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2%)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급감했다. 자영업자들의 연간 사업소득(-1.9%)은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자영업자들에게 극심한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역대 최저 증가폭이며, 실질 소비지출로 계산하면 오히려 0.2% 줄어든 수치다.

소득 증가폭은 적고, 소비는 감소하면서 연간 소비성향은 71.9%에 머물렀다.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성향 71.9%는 월 100만원을 버는 가구가 71만9000원만 지출한다는 의미다. 가계의 소비성향은 2011년부터 5년 연속 하락했다.

소비성향이 하락한 데는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고령화를 위한 노후 대비, 가계부채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인한 교통비 감소와 교육비·통신비 절감 등도 소비지출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소비가 적은 노령층 인구가 증가하고, 2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