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29 10:41:00
기사수정 2016-02-29 10:41:00
낙동강 상류에 이어 하류에서도 강준치가 폐사해 환경단체가 역학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8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를 조사한 결과 이곳에서 강준치 20여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환경연은 죽은 강준치를 건져 배를 갈라보니 기생충 '리굴라 촌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굴라 촌충은 주로 새의 몸속에 있다가 배설물과 함께 밖으로 배출되는 기생충이다.
배설물 속 유충이 동물성 플랑크톤을 거쳐 강준치 등에게 들어가면 그 물고기 안에 다시 기생한다.
포유류나 사람을 숙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는 감염되지 않는다.
환경연 관계자는 "이 기생충 때문에 강준치가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다른 곳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지속적으로 모니터를 하겠다"고 말했다.
환경연은 강준치가 집단으로 폐사한 원인이 4대강 사업에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연 관계자는 "보 때문에 강 유속이 느려져 유충이 물에 떠다니다가 플랑크톤이 먹으면서 '기생충 감염사슬'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현상이 낙동강 상류에서 하류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충을 먹은 플랑크톤을 치어가 먹고, 이 치어를 다시 강준치가 잡아먹으면서 리굴라 촌충이 강준치 몸속에 기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환경연은 이어 "강준치가 어류 생태계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인 만큼 이 물고기에서 리굴라 촌충이 많이 발견되는 것 같다"며 "먹이사슬 제일 꼭대기에 있는 물고기가 이렇게 많이 감염된 거라면 전체 먹이사슬에도 영향이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환경연은 강준치가 폐사한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역학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7일부터 최근까지 경북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도 폐사한 강준치 468마리가 발견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져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고 주장했다.
강준치는 잉어과 민물고기로 보통 큰 강의 물살이 느린 곳이나 호수에 산다.
최대 1m까지 자라며 육식성으로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조폭 물고기'라고도 불린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