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PO행, 맥키네스 기분에 달렸다

오리온에 PO 1, 2차전 패배
저돌적 플레이 등 장점에도
맥키네스, 실책 잦아 팀에 독
지난 시즌 프로농구 준우승팀 원주 동부는 올 시즌 험난한 나날을 보냈다. 동부는 ‘동부산성’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국내 장신 선수가 즐비하다. 하지만 그 중심에 있던 토종 거탑 김주성과 윤호영 등 에이스들이 부상에 신음하면서 올라설 만하면 연패의 늪에 빠졌다. 자칫 플레이오프마저 진출하지 못할 위기의 팀을 구해낸 건 단신 빅맨 웬델 맥키네스(28·사진). 교체 선수로 시즌 중반 합류한 맥키네스는 192㎝로 농구 선수로는 작지만 112㎏의 큰 몸집에서 나오는 힘으로 골밑에서 버티는 능력이 탁월하다. 올 시즌 평균 20.5득점(4위), 8.56리바운드(8위)를 기록한 그는 특유의 저돌적인 플레이로 팀을 6강 플레이오프(PO)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맥키네스의 장점이 PO에서는 되레 팀에 해를 끼치고 있다. 지난 28일 맥키네스는 오리온과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4득점 8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내 최고점과 최다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표면상으로는 박수를 보내야 맞지만 2쿼터 막판 범한 실책은 두고두고 동부로서는 뼈아프다.

맥키네스는 2쿼터 후반 골밑에 있던 벤슨(동부)에게 급하게 패스를 하다가 실책했다. 공격은 오리온으로 순식간에 넘어갔고 결국 헤인즈(오리온)에게 실점했다. 뜻대로 경기력이 나오지 않던 맥키네스는 쉽게 흥분했다. 맥키네스의 흥분은 팀 조직력 와해로 이어졌다. 맥키네스는 전반에 11번 시도한 야투에서 2점슛만 두 번 림을 통과했다.

김영만 감독은 경기 후 “2쿼터 초반까지 잘 싸웠는데 맥키네스가 또 흥분했다. 흥분하지 말라고 했는데 본인이 잘 안 풀리니 다시 흥분했다”고 아쉬워했다.

동부는 한 경기만 더 무너지면 6강 PO에서 탈락한다. 김주성은 돌아왔지만 윤호영이 여전히 회복 중인 만큼 맥키네스의 침착한 플레이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동부와 오리온의 6강 PO 3차전은 1일 오후 5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

최형창 기자